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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EIGHT OF CREATION

창조의 무게

by CHRIS Jan 30. 2024
[THE WEIGHT OF CREATION] OPEN-AI DALLE·3 Prompt design by CHRIS @ CAZA, 춘추풀아트그룹[THE WEIGHT OF CREATION] OPEN-AI DALLE·3 Prompt design by CHRIS @ CAZA, 춘추풀아트그룹


창조의 현실 (The Reality of Creation)

 '창조(CREATION)'라는 피조물의 탄생 과정은 세상의 많은 예술가들과 디자이너들이 모태로 삼는 기본 생산 작업이다. 창조적인 생산을 통해 공생하고, 창조적인 활동을 통해 존재를 입증 받는 역학적인 뫼비우스의 띠는 파란 설계 도면 속으로 디자이너와 제작자의 사고를 옭아매고 스스로 문제를 풀어내도록 종용한다. 언제부터인가 한국 사람들뿐만 아니라, 작가, 경영자, 중간자, 소비자들까지 한국시장에서는 눈을 번쩍이게 하는 '창조물'을 만나보기 힘들다고 토로한다. 조합과 비틀기에는 뛰어난 한민족이나 근원적인 탐구나 형성에서는 개별적인 심도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는 타인을 향해 포용적인 창작 환경을 만들기엔 생산자를 천시하는 고루한 사회 문화적인 인식 때문이기도 하고, 규모의 경제가 대접받는 시대에서 든든한 자본과 창작적 소양을 동시에 소유한 경영자를 찾기 어려운 현실이 그 원인일 수도 있다. 


 다시 창조의 근원으로 회귀해 본다. 우리는 창조의 기본개념인 새로운 발상의 생산 프로세스가 일정한 조건 비율에 도달하면 형태를 고착하는 콘크리트처럼 획일적인 형태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창조는 대량화된 포맷을 형성하여 단시간에 유행을 산출하고 그로 인해 자본을 회수하는 근대적인 산업화의 구조와 상당히 모순되는 개념이다. 또한 시간적인 관리와 운용 면에서도 딥러닝(Deep Running)처럼 반복되는 학습으로 정형화된 창작을 도출하는 작업과는 대단히 상반된 우연적이고 돌출적인 과정이다. 따라서 자본주의적 자각이 형성된 20세기 이후 한국인의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로 꼽히던 빠름의 생산 미학이 우리가 전통적으로 보유했던 경험적인 느림과 상당히 배반적임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모든 생산의 과정에서는 개별적인 적응이 필수적이며 오류에 대응하거나 기본기를 연마할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창작자의 역할 (The Role of the Creator)

 정치적으로 조직되고 사회적으로 구조화된 산업사회는 무(無)에서 유(有)를 지향한다. 우리에게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돌아볼 시간을 배제한 채, 있는 것을 대량으로 복제하고 반복적으로 소비하도록 종용하는데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인다. 현대에서의 새로운 상품이란 양적인 것이지 질적인 것은 결코 아니다. 대량제조의 늪을 벗어나 자립적으로 대상을 디자인하고 먹는 것을 만들어내고 느낄 것을 찾아 나서는 이 '희소'한 경험은 '고급(HIGHEND)'이나 '사치(LUXURY)'와 호환될 수 없다. 미래에는 창조하는 이들과의 다양한 소통을 통해 원형의 틀을 비틀고 개성적으로 응용하면서 대상의 존재를 충만하게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이끌어내는 사람이 창조자로 인정받을 것이다. 갖고 싶고 보고 싶고 즐기고 싶은 자아를 끌어내는 대상이 창조에 접근하기를 열망하는 대중에게 참신한 ‘럭셔리(LUXURY)’ 개념을 선사할 것이다.



창조적 태도 (Creative Attitude)

 대규모 공장식 생산과 거대한 산업적 소비에 길들여진 사회는 불완전한 창조의 그늘을 양산하고 있다. 살아가는데 돈만이 전부가 아님을 인지한 이들은 빠르고 대량적으로 생산하는 시류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3D 컴퓨터의 등장으로 창조의 무게를 사회구성원들이 기꺼이 나누어 맡기 시작했으며, AI의 출현과 함께 많은 이들이 스스로의 자가 제조 능력을 시험하거나 잊었던 조합 능력을 꺼내는데 집중하고 있다. 아이들은 보여주는 학습을 위해 사물을 그대로 모방하는 시간이 끝나면, 성장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내면의 이야기를 꺼내 사물을 형상화하는 순간을 잡아낼 준비를 한다. 그러나 고도의 성장과 수직을 지향하는 지금의 사회는 스스로의 철학이나 개인적 소망을 발설하는 것을 두려워하며 동일한 선상의 사람들이 내는 의식적인 발설에 대한 주의도 기울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타인의 칭찬이나 비판에 흔들리지 않는 자신만의 창조를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 창조의 무게가 그리 무겁지 않다면 자신을 점검하고 스스로가 원하는 삶을 만들기 위해 계속해서 도전해 봐야 한다. 이제 스스로가 만족할 수 있는 이야기를 써 내려가면서 조금 더 여유롭게 내 안으로 진지하게 파고 들어갈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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