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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 엘리 Nov 08. 2023

캐리비안의 작은 섬이지만
살인사건이 너무 많아

Death in Paradise


데스 인 파라다이스 (Death in Paradise)는 영국-프랑스 공동제작 드라마로 프랑스령인 캐리비안 섬 (Guadeloupe)에서 촬영된다. 가상의 섬 Saint Marie라는 곳을 배경으로 한다. 처음 이 드라마를 본 후 계속 다음 시즌을 기다리게 되었다. 현재 12 시즌까지 나왔는데, 좋아하는 이유를 꼽자면 우선 배경이 아름답다. 아름다운 캐리비안 해안을 배경으로 하니 풍경이 정말 멋지다. 대리 만족한다고나 할까. 우중충한 캐나다 겨울밤에 이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해변의 햇살이 나의 우울한 마음을 달래준다. 두 번째 이 드라마는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장면이 없다. 그런 장면 없이도 충분히 재미있게 극을 진행해 간다. (순전히 나만의 생각으로 사실 딸들이 싫어하는 심심한 영국드라마라는 점은 피할 순 없다.) 


시즌 1 처음으로 등장한 리처드 풀 형사


시즌 1부터 시즌 2까지 등장하는 형사는 리처드 풀 (Richard Poole) 형사 (Ben Miller 분)이다. 섬에서 영국 형사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런던에서 리처드 풀 형사가 파견된다. 사건 해결 후 풀 형사는 전임자를 대신해 detective inspector로 근무를 명령받고 일명 섬에 갇히게 된다. 섬에 갇혔다고 표현한 이유는 풀 형사가 전형적인 영국인 형사일 뿐 아니라, 더운 날씨와 해변을 싫어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호시탐탐 런던으로 돌아갈 기회만 노린다.  이 형사는 더운 날씨에도 항상 위 사진 속과 같은 양복을 입고 다니고 뜨거운 차를 마시겠다고 한다. 이 캐릭터 때문인지 시즌 1,2를 정말 재미있게 본 기억이 난다. 두 시리즈를 끝으로 하차했을 때는 더운 날씨에 저런 복장을 갖추게 한 제작진 때문이 아닐까라고 혼자 생각해 본 적도 있다.


시리즈 3부터 6까지는 험프리 굿맨 (Humphrey Gddoman) 형사(Kris Marshll분)가 팀을 이끌게 된다. 시리즈 3에서 풀 형사가 살해되고, 어딘가 어수선한 굿맨 형사가 사건을 해결하려 런던에서 파견된다. 이 형사는 물건도 잘 잃어버리고, 물건 정리도 잘하지 않아 팀원들의 의심을 사지만, 사건 해결 능력은 뛰어남을 증명한다. 아내로부터 이혼통보를 받고 섬에 남기로 한다 시리즈 6 도중에 굿맨 형사는 여자 친구와 함께 런던으로 돌아간다.


시리즈 9까지 아내를 잃고 실의에 빠진 잭 무니 형사 (Ardal O'Hanlon분)가 굿맨 형사의 자리를 대신한다. 런던에서 일어난 사건을 해결하던 중 팀원들은 무니 형사의 도움을 받은 인연으로 잭 무니 형사는 섬에서 일하게 된다.  시리즈 9에서 잭 무니 형사는 아내를 잃은 슬픔을 마주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딸과 함께 런던으로 떠난다.

시리즈 10부터 12까지 네빌 파커 형사 (Ralf Little분)가 무니 형사를 대신한다. 파커 형사는 본래 섬에 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심각한 여러 알레르기 (특히 모기) 증상 때문이다. 그는 단지, 사건 해결에 영국 경찰의 서명이 필요했기 때문에 섬에 들른 것이었다. 하지만 섬에 강제로 남게 되었고, 알레르기 때문에 호텔에 숙박하다 엄청난 예산을 써버려 혼이 나기도 한다.

현재 시리즈 12까지 나와 있고, 네빌 파커 형사가 팀을 이끌고 있다. 고정 캐릭터들이 유쾌하고 저마다 개성이 뚜렷하다.

이 드라마는 다른 영국드라마와는 달리 주인공이 자주 바뀐다. 12 시즌 이상 주인공이 바뀌지 않은 영국드라마가 흔한데, 이 드라마는 벌써 4번째 주인공 변경이다. 이유는 한 시즌 촬영이 6개월 이상 소요되기도 하는데, 촬영장소가 실제 캐리비안 섬이다 보니 가족을 중시하는 (?) 영국인 주인공 배우가 가족과 떨어져 살아가는 촬영 현실 때문에 자주 하차한다고 한다. 그럼 굳이 영국 배우 아닌 현지 배우를 쓰면 되지 않을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그럼 영국 드라마가 아니겠지... 극에서도 굳이 반장 형사는 런던에서 파견되어야 한다고 하니 이유는 모르겠다. 극 중 배경이 된 가상의 섬 Saint Marie가 원래 프랑스 식민지였는데, 지금은 영국령이 되어서라는데 팀을 이끄는 형사는 반드시 영국 현지에서 와야 한다니? 이 드라마의 또 다른 특징은 inspector 형사를 보좌하는 sergeant 형사는 반드시 여성이다. 덜 떨어지게 행동하는 상관 형사보다 더 똘똘하고 무술도 잘한다.  

극 중 중요 역할인 도마뱀 해리

극에서 주인공이 사는 해변의 방갈로 (한국으로 치면 직원 사택인 듯하다)에 해리라는 도마뱀이 동거동물로 살고 있다. 주인공이 우울하거나 가족이 그립고 고향 생각이 날 때 위로해 주는 도마뱀으로 이 극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다들 처음에는 깜짝 놀라지만, 해리와 둘도 없는 가족이 된다.



약간 어벙벙해 보이는 영국 형사가 극의 마지막 숨겨왔던 스마트 함을 발휘해 모든 용의자를 불러 모아 범인을 찾아낸다. 마치 탐정 포와르가 사건 해결 할 때 모습과 비슷하다. 그런데 신기한 건 모든 용의자가 모이라고 한다고 모이는 게 너무 우습다. 범인으로 의심받는다고 해서 내가 굳이 그 현장에 모일 필요가 있나? 어쨌든 멋있게 사건을 해결한다. 

극이 치밀하진 않지만, 밝고 명랑한 추리물을 좋아하는 나는 이 드라마가 계속되었으면 한다. 캐리비안의 화려한 풍경 감상은 덤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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