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한 사고가 운을 부른다
'저 사람은 운을 타고났나 봐.'
승진 가도를 달리고 주변엔 좋은 사람이 북적이며, 하는 일마다 술술 풀려 걱정이라곤 없어 보이는 사람. 소위 잘 나가는 이들을 보며 흔히 하는 소리다.
그런데 운은 과연 타고나는 걸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긍정적이고 재미있게 말한다는 것.
이게 정말 우연일까?
웃음이 만드는 보이지 않는 네트워크
유머러스한 사람 곁에는 자석처럼 사람이 모인다. 웃음은 관계의 뻑뻑함을 닦아내는 최고의 윤활유이기 때문이다. 경직된 회의실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고, 어색한 첫 만남의 공기를 한결 편안하게 풀어준다.
퇴근 후 식사 자리 나 각종 모임에서 함께 있으면 기분 좋아지는 사람을 찾는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렇게 인맥이 넓어지면 좋은 기회나 정보를 접할 확률도 높아진다.
"마침 네가 찾던 걸 잘 아는 분이 있는데 소개해 줄까?"
이런 연결고리는 애써 만들지 않아도 자연스레 생긴다. 우리가 운이라고 여겼던 일 역시 알고 보면 관계망 안에 있다. 운은 진공 상태에서 툭 떨어지듯 오지 않는다. 사람과 사람 사이, 그 따뜻한 연결 속에서 찾아온다.
재미있게 말하는 사람은 주변을 편안하고 즐겁게 만든다.
그런 사람을 보면 함께 일하고 싶다는 마음이 절로 생긴다. 협상 테이블에서도 마찬가지다. 딱딱하게 조건만 따지는 사람보다 상대방을 편안하게 하며 대화를 이끄는 사람이 더 좋은 결과를 얻는다.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화술은 곧 상대의 마음을 여는 능력이다. 닫힌 마음 앞에서는 아무리 좋은 제안도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반면 열린 마음 앞에서는 평범한 아이디어도 빛을 발한다. 재미있게 말하는 사람은 바로 그 열쇠를 쥐고 있는 셈이다.
실패를 무겁게 여기지 않는 마법
유머 감각이 있으면 실패나 난관을 덜 무겁게 받아들일 수 있다.
"에이, 망했잖아"라며 머리 싸매는 대신 "이 실패 경험을 나중에 스토리텔링으로 써 볼까?"라고 생각한다면 어떨까. 이런 유연한 사고를 가진 사람은 다시 일어설 힘을 갖게 된다. 더 많이 시도하게 되고, 시도가 많아질수록 성공의 기회도 자연스레 늘어난다.
운이 좋다고 여겨지는 사람을 보면 사실 남들보다 더 많이 부딪혀본 경우가 많다. 차이는 실패 횟수가 아니라 실패를 대하는 태도다. 한 번 넘어지면 주저앉는 사람과 넘어질 때마다 "이것도 경험이지 뭐" 하며 툭툭 털고 일어나는 사람, 누가 더 멀리 갈 수 있을까.
며칠 전, 한 지인과 식사를 했다. 그는 폭력이 일상이었던 아버지 밑에서 어렵게 자랐다. 가정 형편 때문에 상고에 진학했고, 은행에 취직한 후엔 야간대학을 다녔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공부하는 생활을 이어가며 박사과정까지 마쳤다. 지점장으로 정년퇴직한 뒤에는 2년제 대학으로 자리를 옮겨 지금은 전임교수로 일하고 있다.
그의 현재 모습만 보면 어린 시절을 그렇게 힘들게 보냈다는 사실이 쉽게 믿기지 않는다. 함께한 지인들과의 식사 자리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아버지를 닮지 않겠다고 결심했어요. 그게 제 출발점이었죠."
힘들었던 과거조차 모험담처럼 풀어내며, 그는 개구쟁이처럼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으로 변해 있었다. 그의 눈은 빛났고, 3년 뒤 대학에서도 정년을 마치면 평생교육을 위한 학교를 세우겠다는 포부도 들려주었다.
그를 보며 생각했다. 이 사람의 '운'은 어디서 온 걸까. 상고 출신이 은행 지점장이 되고, 야간대학을 나온 사람이 박사가 되어 전임교수까지 오른 것. 그저 노력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어두운 과거를 짊어지고도 웃을 수 있는 태도, 힘든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내는 여유. 그러한 유연함이 사람들을 그의 곁으로 모았고 기회의 문을 열었을 것이다.
진지함의 무게를 내려놓기
중년을 넘어 나이가 들수록 인생을 너무 심각하게 살지 말아야 한다. 물론 책임감도 중요하고 진지하게 임해야 할 일도 많다. 하지만 모든 것을 무겁게만 대하면 우리는 쉽게 지친다. 삶의 무게에 짓눌려 앞으로 나아갈 힘을 잃기 쉽다.
재미있게 말한다는 건 실없는 사람처럼 억지 코미디 하라는 뜻이 아니다. 삶을 조금 가볍게, 조금 더 유연하게 바라보자는 제안이다. 실패를 했더라도 "이걸 다른 사람을 돕는 콘텐츠로 써볼까?" 하고 반가워할 수 있다면, 어떤 실패라도 다시 딛고 일어설 힘이 생긴다. 모든 경험이 쓸모없지 않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두려움 없이 새로운 시도를 한다.
재미있게 말하는 태도는 곧 배려이기도 하다. 내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지루하지 않도록 불편하지 않도록 기분 좋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신경 쓰는 일이다. 이는 상대를 존중한다는 뜻이다.
글쓰기도 다르지 않다. 좋은 글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 위로가 되기도 하고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기도 하고 미소를 건네기도 한다.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행복한 대화법을 글쓰기에도 적용해 보자. 독자를 생각하고 독자의 시간을 존중하며 독자에게 무언가를 주려는 마음으로 쓴 글은 저절로 빛이 난다.
운을 만드는 사람들
결국 '운'처럼 보이는 것은 유머가 만들어낸 보이지 않는 자산이다. 사람들과의 좋은 관계, 긍정적인 에너지,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회복탄력성. 이 모든 것은 재미있게 말하는 태도에서 시작된다.
그러니 오늘부터 조금 더 가벼워지자. 심각한 얼굴로 무겁게 꺼낼 이야기를 조금 밝게 포장해 보자. 실패담도 웃으며 풀어보자. 그렇게 시작하다 보면 어느새 좋은 사람이 곁에 모일 거고, 새로운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
마무리하자면,
운은 우연히 오지 않는다.
나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재미있게 말하는 것, 그것이 바로 운을 만드는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