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 어른이 되었지만, 끝나지 않은 것들

01. 몸만 자란 아이가 회사를 다닌다

by 헤아림

분명 내 실수가 아니었다. 누가 봐도 앞뒤 정황이 맞지 않는 상황, 하지만 실수를 저지른 동료는 입을 꾹 다물었고 상사는 그의 말만 듣고 나를 추궁하기 시작했다.


"김과장 일 처리를 왜 이렇게 해?"


날 선 지적보다 더 아픈 건 내 해명을 들으려 하지 않는 상사의 눈빛이었다. 억울했다. 당장이라도 소리치고 싶었다."그거 제가 한 거 아니에요!", "저 사람은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어요!"라고 손가락질하며 따지고 싶었다.


하지만 입술이 본드라도 바른 듯 떨어지지 않았다. 목구멍에서 뜨거운 덩어리가 올라왔지만 꿀꺽 삼켰다.


나는 회사에서 말이 없는 편이다. 남의 이야기를 전하거나, 뒷담화를 하거나, 불필요한 이야기와 변명을 늘어놓는 일을 하지 않는다. 묵묵히 내 할 일을 하면 진심은 통할 거라고, 하지만 정글 같은 회사에서 나의 침묵은 종종 '신중함'이 아닌 '만만함'으로 번역되곤 했다.


내가 가만히 있으니까 그들은 그래도 되는 줄 아는 것 같았다.

'그려려니 하자 어차피 나중에는 다 알게 되고 밝혀질 거야. 흥분하지 말자'


가끔 나와 다른 사람들 사이를 이간질하는 사람도 있다.

나의 대답은 '오~그래? 사람이 어떻게 모든 사람들 마음에 들게 하니~(쓴웃음^^)' 그리고 끝.... '아무 반응은 안했지만, 말을 옮긴 사람과는 거리를 둔다.


내가 흥분하거나 맞장구를 치면 분명 그 사람은 상대방에게 가서 있는 그대로 보다 더 부풀려서 전할게 뻔하니깐.....


그리고 나는 주문을 외운다. 마인드 컨트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에서 나는 일당백을 한다. 말로만 일하던 그 사람들은 현재 스스로 다 떠나고 없다.

이겼다. 아니 버텼다. 진실은 승리했다.


그런데 이상하다. 머리로는 "잘 넘겼어, 별일 아니야"라고 생각하는데 내 마음속 깊은 곳의 아이는 울고 있었다. 어린 시절 억울해도 혼날까 봐 착한 아이로 보이고 싶어서 입을 다물었던 그 버릇이 어른이 된 지금도 튀어나온 것이다.


나는 더 이상 상처받지 않기 위해 갑옷을 입고 출근하지만, 그 갑옷 안에는 여전히 겁먹은 아이가 살고 있다. 그래서 이제는 조금 다른 다짐을 해보려 한다. 무조건 참는 게 능사가 아니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 한다는데, 나는 사람이지 않은가... 고슴도치처럼 가시를 세워볼까.... 작은 돌멩이라도 던져볼까...


나를 지키기 위해 내 안의 아이가 더 이상 숨죽여 울지 않게 하기 위해 가끔은 꿈틀거리는 지렁이가 되어야겠다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