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미움

by 최봉기

사랑했던 사람과 등을 지면서 미워하게 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사랑의 반대말은 미움 같지만 더 정확히 얘기하면 미움이 아닌 무관심이라고 한다. 미움이란 건 아직 사랑의 감정이 조금은 남아 있는 상태라고 하며 사랑의 감정이 아예 말라버리게 되면 그때부턴 무관심해지게 되는 것이다. 사랑이란 동기가 있었기에 행복이란 정품 대신 미움이란 불량품이 나왔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한다.


가수 이미자의 딸 정재연은 두 살 때 부모가 이혼을 하게 되면서 경제적으로 곤궁하게 자랐다고 한다. 그녀의 마음속에 있는 모친 이미자는 생모임에도 그다지 그립지 않은 존재로 남아 있었으리라 보인다. 또한 이미자도 정재은을 친딸로 대우하지 않고 냉대했다고 한다. 모르긴 하여도 전 남편과의 불화의 불똥이 정재은에게 튄 것으로 보인다. 정재은이 결혼을 하고 얼마 안 되어 이혼을 했을 때 두 사람이 우연히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적이 있었는데 이미자는 "왜 잘 살지 그랬니?" 란 한마디만 했다고 한다. 이미자는 생모지만 이혼을 했고 자식이 똑같은 전철을 밟았으니 기분이 묘했을 듯싶다. 정재은은 목소리가 생모를 빼닮았는데 정재은이 부르는 '동백 아가씨'를 들어보면 한마디로 이미자와 구분이 잘 되지 않을 정도이다. 가수로서 자질은 뛰어났지만 결국 이미자 카피 가수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여서 인지 몇 곡의 히트곡만 남기고 사라졌다.


한때 뜨겁게 사랑했던 대상을 원망하게 되는 경우도 있나 보다. 인제 고인이 된 한 유명 남자 영화배우는 유명 여배우와 세기의 결혼식을 올린다. 그 후 배우자 외의 여성들과 어울리며 부부 사이에 틈이 생겨 별거 생활을 하다 결국 세상을 떠났다. 그 배우는 결혼 후 별생각 없이 미국에 이민 간 어떤 인텔리 여성과 교제를 했고 그 여성이 결국 임신까지 하는 일도 생겼는데 그 후 그 여성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그일 이후 그 배우의 집에 계속 안 좋은 일이 생겨 액땜을 하기 위해 집에서 굿을 했다는데 무당이 세상을 떠난 여인의 목소리를 내며 한탄하면서 그 배우의 배우자에게 "언니 때문에 내 인생 망쳤다"라고 흐느꼈다고 한다. 그 배우랑 배우자는 기구한 운명의 그 여자를 생각하며 복받쳐 흐르는 눈물을 휴지에 닦았다는데 그 눈물이 피로 변했다고 한다. 결국 한 여성은 사랑해선 안 될 유부남을 사랑했고 결국 그 사랑은 비극적인 종말을 가져왔다. 사랑은 순수하고 아름답지만 사랑의 결과가 늘 무지개 같지만은 않고 때로는 폭풍처럼 파멸과 원망을 가져오기도 한다.


사랑과 미움은 이렇듯 삶 속에서 동전의 양면과 같아 보인다. 처음엔 사랑이 있었기에 그 후 미움이 나오게 되는 것 아닐까? 가만 생각해보니 사랑 없이 미움이 나오는 경우는 없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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