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 대한민국에 라면이 나왔는데 그전 일본에서는 1958년에 닛신식품이 먼저 개발하였다. 2차 대전 후 미국 밀가루 원조에 따라 밥 대용 혹은 보충 음식으로 라면이 탄생한 것은 회사 대표가 튀김을 보고 밀가루 면을 튀길 생각을 한 것에 기인한다고 한다. 그 후 1년 만에 선풍적 인기를 얻었으며 국내에서는 1961년 창립된 삼양식품 회장이 닛신식품 회장을 만나 한국전쟁 이후 식량난으로 고통받는 사람을 줄이고 싶다고 하여 로열티 없이 라면을 만들 수 있었다. 특히 당시 정부의 혼분식 소비 권장 정책에 의해 대중화에 성공했다. 그 후에는 1972년 컵라면이 나오며 바쁠 때 간단히 요기할 수 있는 식품으로 애용되고 있다.
라면이란 식품이 대중화되며 집집마다 박스채 사놓고는 특히 토, 일요일 점심때 온 가족이 함께 먹는 일이 많았다. 현재 한국인의 라면 소비는 인당 년 평균 76개로(년 30억 개, 2조 원 수준) 세계 1위이며 50개 수준인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을 추월하고 있다. 라면이 진정 필요한 경우는 전쟁이나 재난상황 등 물자가 부족한 긴급상황일 때라 할 수 있다. 1993년 북한의 NPT 탈퇴로 미국이 영변 핵시설을 폭파하려 하며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될 때 국민들도 전쟁에 대비하여 비상용 생필품 라면을 대거 구입하며 라면 판매량이 크게 증가하기도 했다.
복잡한 세상에 간편히 한 끼를 때우기 위해 나온 것으로 햇반, 3분 카레를 포함 다양한 인스턴트 음식이 줄을 잇고 있다. 이러한 식습관 변화로 집에서 장시간에 걸쳐 요리하던 곰국이나 냄새가 나는 생선구이는 식탁에서 보기가 어렵고 이들은 외식용 음식이 되었다. 또한 가족이 한상에 앉아 어머니가 정성스럽게 만들어주신 음식을 먹던 때가 그립기만 하다.
세상이 바뀌긴 하였다. 책상에 앉아 한참 정성을 모아 썼던 편지를 이젠 3분 카레와 같이 간편하고 편리한 카톡이 대체하고 있다. 누구에게 편지를 쓴다는 것은 여러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글 쓰는 연습도 되고 마음속 생각을 정리하는 의미도 있고 정서함양도 되어 인간을 성숙되게 한다. 편리하고 간편한 것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편리한 것만이 최고 가치인 세상이 된다면 그러하지 않은 것들, 즉 오랜 시간 동안 정성을 기울여서 해야 하는 것들은 외면되거나 기피될 수도 있고 그러다 보면 세상이 얄궂어질 수도 있다.
인스턴트식품으로 대변되는 인스턴트 인생은 어찌 보면 겉으로는 멀쩡할지 모르지만 속으로 들어가면 인간을 불량품으로 만들지 모른다. 과거로부터 농경사회였던 우리나라는 가을에 곡식을 추수할 때까지 봄에 모를 심을 때부터 계속 인내하고 기다리는 생활을 해왔다. 논에 심은 모는 전자레인지용 음식처럼 금세 완성되지 않는다. 금세 뽑아서 탈곡을 한다면 먹지도 못할 불량품이 되는 것이다. 여름의 태양볕 아래서 충분한 시간 동안 심어놓을 때 벼도 여물어지는 것이다. 인간을 속성으로 재배할 경우에도 여물지 않은 미성숙 인간을 만들 수 있으므로 신중할 필요가 있다.
라면과 같은 인스턴트식품은 짧은 시간에 허기를 면하게 해주는 것으로는 최고일지 모르지만 계속 먹을 경우 몸에 별로 좋지 못하다. 세상이 인스턴트화 될지언정 인간의 정신과 생활태도까지 그리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인간의 가치는 순발력을 바탕으로 한 알량한 능력만 가지고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집에서만이라도 거국적으로 인스턴트 음식 추방운동을 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