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개구리라도 올챙이 시절이 있다. 그러다 개구리가 되는데 개구리한테 올챙이 적 얘길 하면 겸연쩍을 수 있다. 한때 노무현 대통령 시절 노 대통령의 과거 변호사 때의 모습을 거론하며 그가 대통령 되어서는 안 되는 인물이란 말을 했던 한 선배 변호사가 있었는데 그도 정치인 생활을 하였다. 지인 하나는 국민 지지를 받고 대통령이 된 사람을 과거의 일을 가지고 폄하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도 하였다. 노무현이란 인물도 학창 시절, 변호사 및 국회의원 시절과 대통령 시절이 있었고 올챙이 적 그의 모습은 개구리적 모습과 매우 큰 차이가 있을지도 모른다. 개구리가 되지 않고 올챙이로만 살았다면 인간적으로는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올챙이로 살 수만은 없는 게 세상의 이치이고 보다 큰 일을 하다 보면 적도 더 많아지고 마음 편치 않은 경우도 더 많기 마련인 법이다.
박정희가 쿠데타로 대통령이 되고 일본을 방문, 과거 만주군관학교 시절 교장이었던 일본인을 만난 적이 있었다. 그는 박정희를 내려다보며 "다까끼 마사오, 출세하더니 좋아 보인다"라고 했다. 그 일본인이 보기에 박정희는 일본인이 세운 사관학교를 다녔고 자기 지시를 따르던 학생이었으며 쿠데타로 권력을 잡았으니 별로 대단해 보이지 않았는지 모른다. 올챙이 적 모습으로만 일국의 대통령을 우습게 대했으니 한때 지네들 지배하에 있던 대한민국 국민들도 당연히 우습게 보고 오만한 작태를 보여왔던 일본이다
과거 나의 외가가 살던 경남 의령에서 모친은 꽤 알아주는 집안이었는데 그 집에 머슴들이 살고 있었고 세상이 바뀌고는 외가 식구들이 그 머슴 집 자녀들과 같은 학교에 다니게 되었다. 당시 외조부께서는 늘 "저 쌍것들 하고는 말도 하지 말라"라고 했다고 한다. 그 후 그 머슴 집은 부산으로 이사를 가서 산다고 한다. 그 머슴 집도 누군가로부터 과거 올챙이 시절 머슴 생활을 했던 얘기를 듣는다면 기분이 좋을 리 없을 것인데 어찌 보면 일본인들이 한국인들을 보는 시각과도 비슷할지 모른다. 지금도 일본에서 야쿠자는 한국계가 무척 많다고 한다. 내가 2000년 초 일본 출장을 갔을 때 옴진리교 행동대장 한 명을 사형시키는 보도가 일본 TV에 크게 나왔다. 그가 한국계였는데 이름이 '김철호'였던 것 같다. '살인 머시인'이라고 나왔으며 일본에서 살며 어릴 때부터 조선인 차별에 불만을 품고 범죄 행위를 해온 사람이라고 보도되었는데 일본에 살지 않는 나였지만 수치심을 떨칠 수 없었다.
개구리와 올챙이의 관계는 이렇듯 동전의 양면 같아 보이지만 어찌 보면 따로 분리해 봐야 할 것인지도 모른다. 인간을 평가하려면 태어나서 지금껏 살아온 과정을 모두 보고서 판단해야 하는 게 맞긴 하지만 과거에 별 좋지 않은 사실을 가지고 현재까지 싸잡아 나쁘게 판단하는 태도는 좋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차라리 현재의 모습을 보고 미래를 떠올리는 건 어떨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