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로움이란 왜 존재하는 걸까?

by 최봉기

삶은 産苦와 新生兒의 울음으로 시작하기에 출발 자체가 괴로움이다. 또한 삶의 종말도 病魔와 싸우다 결국 눈을 감기에 또 다른 괴로움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시작뿐 아니라 종말까지도 괴롭기만 한 게 삶인데 과연 사는 과정에는 기쁜 일들이 많아 그 기쁨으로 인해 시작과 종말의 고통이 상쇄될 수 있는 것인가?


삶의 시작이 기쁨보다 괴로움이란 사실에는 나름 각별한 의미가 있을지 모른다. 생명의 탄생은 歡喜 그 자체이지만 그 환희를 포장한 것은 다름 아닌 고통인 것이다. 탄생 자체가 고통이란 포장으로 이루어지기에 속에 숨어있는 환희의 의미는 대비를 통해 한층 부각되는 것이다. 삶의 종말도 괴로움을 동반하지만 길지 않은 괴로움이 멈춤과 동시에 평온한 安息의 시간이 지속된다고 보면 이 또한 대비효과가 있다.


그렇다면 시작과 끝이 아닌 삶 그 자체는 과연 기쁨인가 아니면 괴로움인가? 삶을 한마디로 기쁘다거나 혹은 괴롭다거나 하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기쁨과 괴로움은 늘 교차하는 게 삶이며 사실 괴로움이 있기에 기쁨의 가치도 커지는 것이다. 또한 괴롭기만 한 게 인생이라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이들로 넘쳐날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고 삶에는 기쁜 일도 많다. 특히 괴로움 뒤에 반드시 찾아오는 게 기쁨일지 모른다.


삶이 기쁨만으로 또한 괴로움만으로 채워지는 경우는 없다. 기쁨은 괴로움과 적대적인 관계이지만 어찌 보면 동반자의 관계이기도 하다. 그 이유는 감내할만한 괴로움은 기쁨을 배가시키는 觸媒劑도 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땀을 흘려가며 운동을 하고 등산도 한다. 등산을 할 때에도 누가 시키지 않아도 일부러 높은 산을 무거운 배낭을 메고 올라가며 갖은 고생을 한다. 다시 말해 돈을 주면서 괴로움을 사는 것이다. 그 이유는 뭘까? 더 큰 기쁨을 가지기 위함이다.


하지만 괴로움도 이겨낼 수 있는 정도일 때 더 큰 기쁨을 가져오건만 그 정도가 지나칠 경우 파멸을 가져온다. 계속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도무지 희망이란 게 보이지 않을 경우 인간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에 봉착하지 않도록 각별한 '고통관리'가 필요하다. 喜怒哀樂을 겪는 인간에게 있어 즐거움의 건너편에 존재하는 괴로움을 피하거나 저주하기보다는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삶의 妙味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삶이 좀 더 역동적일 수 있으리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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