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일반인들과 전혀 다른 삶을 사는 듯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하는 일이 다를 뿐 일을 하는 자세나 정신은 별반 차이가 없다. 운동선수들은 어릴 적부터 책이나 노트보다 공이나 스포츠장비를 가지고 매일 땀을 흘리며 훈련을 한다. 코치나 감독들은 선수들이 운동 장비를 소중하게 다루지 않을 경우 호되게 꾸짖거나 엄한 벌을 준다. 왜냐하면 장비는 비록 낡고 보잘것없어 보일지라도 그 속에는 운동하는 사람의 혼이 온전히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에는 삶의 원칙과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스포츠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건 뭐니 해도 체력이다. 왜냐하면 오랜 시간 몸을 지탱해 주는 체력이 없다면 암만 뛰어난 기량도 빛을 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회생활에서도 열정적으로 일을 하기 위해서는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듯이 체력의 중요성은 말로 다할 수 없다. 두뇌는 노력한다고 갑자기 좋아지는 건 아니지만 체력은 노력에 정비례한다. 따라서 체력은 한마디로 한 인간의 성실도를 그대로 보여주는 척도가 아닐 수 없다. 천재라는 얘기를 듣는 선수끼리 시합을 할 경우에도 큰 이변이 없다면 결국 최후의 승리자는 둘 가운데 더 노력을 한쪽이 아닐까 싶다.
스포츠에서 체력 다음으로 중요한 건 팀워크이다. 개인의 기량이 암만 뛰어나더라도 팀워크가 제대로 발휘되지 않는다면 그 기량은 沙上樓閣에 불과하다. 미국 유명대학의 입학사정에 있어 운동부 주장을 맡았던 지원자에게는 가점이 주어진다고 한다. 시험 점수가 몇 점 높은 것보다 팀을 통솔해 본 경험, 즉 리더십은 한 개인에게 매우 중요한 역량이 아닐 수 없다. 사무실에서 펜을 놀리며 일하는 사람이라도 운동장에서 땀을 흘리며 동료의 처지를 이해하고 서로 하나가 되어 뛰어본 경험은 사회생활에서도 다른 이들과 어울리며 의사소통을 하는 데 있어 소중한 재산이 될 수 있다.
체력과 팀워크가 스포츠의 기본인 반면 스포츠의 本質은 뭐니 해도 정신력이 아닐 수 없다. 시합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몸을 불사르는 鬪魂은 때로는 奇蹟을 일으키기도 한다. 사실 팀워크에 개인기와 팀전술이 결합된 시합에서 정신력 하나만으로 승리할 수는 없다. 하지만 不屈의 투지란 게 있기에 막판에 예상을 뒤엎는 놀랄만한 이변도 나오는 것이라 생각된다.
1982년 늦은 가을 故人이 된 대한민국의 한 복서가 비장한 각오로 태평양을 건너 미국에서 세계타이틀에 도전한다. 상대는 强펀치의 저돌적인 인파이터로 어지간한 복서는 그의 주먹에 걸리면 링 위에서 무릎을 꿇었다. 결과는 최선을 다해 싸웠고 경기내용도 좋았지만 14라운드 KO패였다. 도전자는 링에 쓰러져 의식을 잃은 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곧 숨을 거두게 되었다. 복싱 전문가의 말에 의하면 펀치가 그다지 강하지 않았던 도전자가 강펀치였던 상대와 정면대결을 벌였던 그 시합은 애초부터 승산이 없었다는 것이다. 또한 도전자는 치고 빠지는 스타일의 복싱을 해왔기에 만일 자신의 스타일대로 시합을 했다면 그나마 조금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펀치가 센 인파이터를 상대로 같이 치고받았기에 자신이 받은 충격은 상대에게 입힌 충격보다 훨씬 클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어찌 보면 미리 관을 짜놓고 시합을 한 꼴이 되었다.
하지만 이런 '모 아니면 도'식의 鬪魂은 간혹 기적을 낳기도 한다. 한 라운드에 네 번을 다운당하고도 포기하지 않고 일어나서 다시 덤볐던 또 하나의 복서가 있다. 상대는 네 번 다운을 시킨 후 다 이긴 시합이라 생각하고 방심하다 한방을 허용하였으며 그때부터 전세는 급반전되기 시작했다. 게다가 상대는 그때껏 맞아본 일이 없이 공이 울리면 1라운드에 상대를 KO 시켰다 보니 매를 참지 못한 채 KO패의 수모를 당한 것이다.
이렇듯 스포츠에서 鬪魂이란 건 한 선수를 죽게 하기도 하고 또한 한 선수를 패배의 어두운 터널로부터 빠져나오게도 한다. 故人이 된 한 야구해설가는 "신이 인간에게 준 가장 큰 축복이 내일을 알 수 없다"는 것이라 했다. 따라서 현재 이기고 있다고 해도 승리가 보장되는 건 아니며 지고 있다고 해서 그걸로 패배하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종료 직전의 극전인 반전은 늘 일어나는 건 아니지만 투혼이 있는 자만이 그 기회를 차지할 수 있으며 또한 그럴 자격도 있는 것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싸우는 鬪魂은 하늘도 감동시키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