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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 단상1-원격조종

괜찮아백신 개발

by 김먼지


"안돼' 30번을 외치는 엄마가 지하철 개찰구에서

바쁘게 휴대폰을 붙잡고 누군가와 다급하게 통화를 한다.


직장동료를 개찰구에서 기다려야 해서 한참 서있는 내가 들어보니

집에 있는 아이가 학교를 가야하는데

게임을 끄지 못했고

옷을 자기가 원하는 걸 입고 가려고 하는데

전화로 제지되는 듯한 상황.

엄마는 cctv로 확인을 하고 전화를 건 듯 싶다.


빨리 가.

게임 꺼.

너 이제 게임 없어.!!!

안돼.
안돼.그거 아니잖아

안된다고.

작아 그거. 침대에 올려놓은 거 입어.

안돼.

안된다고 했지!!!!!

엄마가 꺼내놨잖아 거기.

왜 그래 자꾸!!!!



나는 엄마나 할머니에게 저렇게 작은 것 하나까지 챙겨받은 적이 없어서 그런지

옷과 양말까지 꺼내진 정성이 너무 좋을 것 같지만

요즘 아이들에게 자기 개성이 없이 엄마스타일로 입히는 옷은 아이들의 놀림거리가 되기도 한다고.


개성이 사라지고

남들 하는만큼은 해야 하는 아이들

튀어서는 안되지만

남들보다 뒤떨어지면 큰일나는 줄 아는 아이들 엄마들


딱히 어른이 되어 살다보면


학교이름도

학교성적도

너의 지금 순위조차

그렇게 목숨을 걸고 인생을 걸만큼

중요하지 않다는 그 인지만

작은 코로나 백신처럼 주입해줄 수 있다면 좋겠다.


꿈은 비전이 되는동안 얼마든지 변하고

가치관이나 신념조차 쌓이는 인생의 철만큼

철든만큼 달라진다는 걸


그러니 아이야 너무 각박하고 뾰족하게 날세워

그렇게 세상에 태어난 자신과 세상을 원망하거나

자신없어할 필요가 없다는 걸


괜찮아 주사 한방 맞고


조금은 잠도 더 잘 자고

조금은 잘 웃고

가끔은 잘 울고

그렇게 잘 버텨내주면 좋겠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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