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맥을 넘어서
강원도는 태백산맥을 기준으로 영동과 영서의 기후와 미세먼지 농도가 확연하게 다르다. 영동지방이 타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낮은 것은 태백산맥이 서풍을 타고 온 미세먼지의 유입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닷가 지역 특성상 해류풍의 영향으로 대기 정체가 덜하고 대기 순환이 빠르게 이루어져 공기가 깨끗하다.
막대한 양의 중국발 미세먼지로 인해 대한민국이 숨도 제대로 못 쉬고 끙끙 앓을 때, 강릉을 비롯한 태백산맥의 동쪽 너머의 바닷가 도시들은 그나마 숨을 쉴 수 있다.
나는 미세먼지를 피하고 싶어서 강릉에 왔다. 물론 강릉이라고 해서 항상 공기가 좋은 것은 아니다. 고농도의 중국발 미세먼지에는 태백산맥도, 해류풍도 속수무책이다. 대한민국 그 어디에도 미세먼지를 피할 수 있는 지역은 없음을 알기에 조금이라도 더 나은 강릉까지 오게 되었다.
안타깝게도 현재 강릉 안인에는 전국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인 화력발전소가 건설 중이고, 이는 올해 9월부터 상업운전 가동 중이. 안인화력발전소는 대기오염물질 배출기준치 대비 30-40% 낮게 대기오염물질이 배출되도록 설계가 되어 있다고 한다. 환경부에서 굴뚝자동측정기기를 통하여 상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측정할 계획이며, 발전소 운영 시 발전소 반경 25Km 이내 대기질 측정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대기 오염에 대하여 모니터링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청정 강릉과 화력발전소의 공존이 가능할지 의심이 되기는 하지만, 나는 일단 강릉을 믿고 강릉에 더 살아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