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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CHO Jan 11. 2018

한국인 HTe 홍보대사되다!

우리 아이들 학교에는 방문객들이 참 많습니다.


저희 High Tech의 학교에는 초등학교 뿐 만 아니라 중고등학교에서도 Project Based Learning (PBL)으로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이를 배우려고 하는 선생님들이 전 세계에서 모이십니다.

그래서 학교의 중요한 일 중 하나가 방문객들을 관리하는 일인데요,

방문객들은 이 사이트를 통해 원하는 날짜와 원하는 종류의 투어를 예약합니다.

여기서 선택할 수 있는 방문 종류 중 하나가 바로 Student Guided Tour인데요,

학교에서는 초등학생 3학년부터 학교 홍보 대사 (Ambassador)를 선발하여

학생들로 하여금 직접 투어를 이끌게 합니다.


2015년 가을에 개교한 HTe에서도 개교 2년차, 그러니까 2016년부터 홍보대사를 모집하기 시작했어요.

그때 우리 딸이 3학년이어서 신청할 수 있는 학년이었길래 한 번 도전해 보라고 권했습니다.

첨엔 OK 하더니, 막상 어플리케이션을 쓰고 하는 일들이 귀찮았는지 결국은 신청 기한을 넘겼었죠.


그러다가 본 블로그에 올렸던 것 처럼

이번 학기가 시작하는 작년 가을에 한국에서 선생님들께서 방문하셨습니다.

https://brunch.co.kr/@cbeta02/27


이때 저희 딸은 담임 선생님의 주선으로  HTe의 유일한 한국 학생으로 선생님들과 만남의 자리를 가졌었다고 합니다.

이 때를 놓치지 않고 제가 딸에게 제안을 했습니다.

네가 작년에 학교 홍보대사가 되었더라면, 아마 그 자리에 일반 학생이 아닌 홍보대사로 갔었을 거라고.. 그랬으면 더 많은 이야기들을 선생님들께 해 줄 수 있었을 거라고요


딸은 제 말에 수긍하는 눈치였습니다.

그 점이 본인도 좀 아쉬웠었나봅니다.

그 때를 놓치지 않고 올 해에 한 번 도전해 보면 어떻겠냐고 했죠. 그래서 학교 홍보 대사에 도전했습니다.


홍보대사 선발 공고.

이렇게 초안도 쓰고..


google doc을 이용해서 타이핑을 한 후 링크를 쉐어하여 저희들에게 피드백도 받습니다.



다음 사진이 저희가 한 피드백이구요,


이렇게 해서 작성된 최종 어플리케이션입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딱 4학년 막 시작하는 아이의 글입니다. 저희가 보기에 이것 저것 고칠 것이 많은 글이었지만, 그런 마음은 일단 접어두고 본인이 원하는 대로 쓰게 놔두었습니다.


어플리케이션이 마감되고 한 달이 지나도 아무런 소식이 없습니다.

작년에는 한 달 지나서는 결과가 나왔거든요.

선생님께 여쭤보니 저희 딸 같은 아이들이 많았었나봅니다. 올 해에는 지원자가 너무 많아 선생님들이 살짝 당황하셨답니다. 3, 4, 5학년 학생들 다 합쳐 230명 정도인데 50명이 넘는 학생들이 지원을 했다고 하네요. 작년에 홍보대사가 된 아이들은 지원할 필요가 없었으니 20% 이상의 학생들이 지원을 했고, 실제 뽑는 학생들은 10명 남짓이었다고 합니다. 지원자가 너무 많아 이 상황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선생님들도 많이 고심하셨죠.


지원이 마감된지 3개월이 넘어, 연말 휴가 지나고 학교에 갔습니다.

저희는 그 동안 거의 포기한 단계였구요,

아이에게도 미리 마음의 준비를 시켜 둔 상태였습니다.

혹시 네가 안 되더라도 너무 실망하지 말라고요.

그랬었는데 저희 아이가 4학년 앰버서더 5명 중 한 명으로 뽑혔네요!

앞으로 5학년 졸업할 때까지, 약 1년 반동안 학교 앰버서더로 교육받고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무엇보다 기쁜 것은

저희 아이가 간절하게 원했던 것을

비록 작지만

스스로 준비해서 이루어 냈다는 것, 바로 이것입니다.


앞으로도 자기가 원하는 일이 있으면 '난 안 될꺼야' 지레 포기하지는 않을, 소중한 경험을 가지게 되었다는 점. 이것이 가장 기쁩니다.


혹 한국에서 저희 학교를 방문하실 선생님들은 어쩌면 저희 딸을 만나게 되실 수도 있겠습니다. :)


2018년 1월 10일

샌디에고 호밀리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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