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월밤 Sep 03. 2024

가계부를 쓴다는 것은 지출통제의 시작이다.

쓰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닌 예산 안에서 쓰는 것이 중요한 가계부 쓰기.

가계부를 쓰는 것에 있어서 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예산 세우기다. 가계부를 쓴다는 것은 지출한 내역을 쓰는 것이 아닌 예산을 세우고 그 예산에 맞게 지출을 하고 소비를 절제하는 것이다. 그게 내가 생각하는 가계부 쓰기에 핵심이다. 9월의 첫째 주가 지났다. 매 달 말일 나는 그 달의 가계부를 정리함과 동시에 새로 시작하는 달의 예산을 세운다.


외벌이 3인가족인 우리 집은 변동지출을 66만 원-70만 원 사이로 잡는다. 고정지출은 주담대를 제외하고 90-100만 원 사이로 지출하고 있다. 우리 집 변동지출과 고정지출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있다는 것은 내가 우리 집의 지출을 통제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남편의 월급이 매월 고정적인 건 아닌지라, 어느 달은 조금 넉넉할 때가 있고 어느 달은 타이트할 때가 있다. 그럼 그것에 맞추어 이번달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을 한다. 집에 있는 육아용품을 당근을 통해 비움을 하든, 2만 원 정도 되는 나의 애드포스트 수익으로 아이 간식을 사주든 그런 식으로 조절을 한다.


우리 집은 신용카드를 쓰지 않는다. 신용카드를 쓰는 순간 예산에 따른 지출통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나 자신이 알기 때문이다.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어쨌든 체크카드보다 더 쓰게 되는 것은 맞다. 그래서 나는 체크카드 통장에 월 소비하는 변동지출 금액 66만 원 최대 70만 원까지만 이체해 두고, 그 체크카드로만 한 달을 소비한다. 남은 금액이 정확하게 보이기에 그 달의 3주 차부터 바닥이 나는 경우도 있다. 그럼 그때부터 냉장고 파먹기부터 시작해서 온갖 버티기 전략이 들어간다. 그 시점엔 아무리 핫딜이 뜬다 해도 사지 않는다. 결국 핫딜은 내가 소비력이 되고 살 수 있을 때 핫딜인 것이지 싸다고 사는 게 핫딜이 아니라는 것을 육아하며 그리고 가계부를 쓰며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 달에 필요한 것들이 있으면 미리 예산 적는 곳에 적어둔다. 그리고 달이 시작되는 시점에 필요한 것들을 구매한다. 한 달에 육아용품에 쓰는 비용은 웬만하면 5만 원 이내로 쓰려고 한다. 이제 아이가 기저귀도 뗐고 이유식을 먹는 것도 아니기에 5만 원이면 그 안에서 대부분 해결이 가능하다. 당근을 이용하는 것도 육아용품 아끼는데 한몫한다.


9월 첫째 주 가계부를 썼다. 가계부는 매일 쓰지 않더라도 2-3일에 한 번씩은 꼭 쓰고 한 주를 넘기지 않는 게 나의 습관이다. 미루어질수록 쓰기 싫은 게 가계부기 때문에, 몇 년간 써온 덕분인지 이제 가계부 쓰는 게 어렵진 않다. 체크카드도 하나만 쓰기에, 내역도 그곳에서만 확인하면 되기 때문에 편하다.


어제는 집에서 샤브샤브를 해 먹었다. 식비는 2만 원 정도 들었다. 3인가족 식비 50만 원에 맞춰 살기 위해서 집밥은 필수다. 집밥만큼 식비를 아낄 수 있는 게 없다. 다만 내 몸이 고단할 뿐...^^ 외식은 최대한 안 했었는데 요즘은 먹고 싶은 게 있으면 가끔 블로그 체험단을 신청해서 당첨되면 외식을 가곤 한다.



벌써 9월이다. 이번 달이 지나면 올해도 3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올 해도 열심히 써온 가계부를 보니,,, 또 이렇게 쌓여가는구나 싶다. 가계부의 페이지가 쌓임과 동시에 나의 경제적 내공도 쌓이는 중이다.



올해 목표 종잣돈 2,400만 원 모으기도 얼마 남지 않았다. 결혼한 지 4년 6개월 지금까지 모은 총금액은 1억 천백만 원이 되었다. 종잣돈을 모으면서 깨달은 사실은 <비법은 없다>는 것이다. 버는 돈에 비해 덜 쓰고 더 저축하는 뻔한 이야기가, 그게 재테크의 정석라는 것을 알았다. 모아보면, 이 금액의 돈을 모으기 위해서 어떻게 생활하며 얼마만의 기간만큼 저축해야 모이는지 알기에, 큰돈이 들어가는 선택에 있어서는 쉽게 선택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오히려 <엄마인데 쉽게 돈 벌었어요, 월 소득 천만 원 가능해요> 이런 부업 광고글에 현혹되지 않는다. 그렇게 쉽게 버는 돈은 없을뿐더러 쉽게 버는 돈은 쉽게 날아간다. 돈그릇이라는 것은 내가 행동하고 실천하는 것에 따라 천천히 생긴다는 것을 알기에.





이전 05화 가계부를 쓰는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