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닌 예산 안에서 쓰는 것이 중요한 가계부 쓰기.
가계부를 쓰는 것에 있어서 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예산 세우기다. 가계부를 쓴다는 것은 지출한 내역을 쓰는 것이 아닌 예산을 세우고 그 예산에 맞게 지출을 하고 소비를 절제하는 것이다. 그게 내가 생각하는 가계부 쓰기에 핵심이다. 9월의 첫째 주가 지났다. 매 달 말일 나는 그 달의 가계부를 정리함과 동시에 새로 시작하는 달의 예산을 세운다.
외벌이 3인가족인 우리 집은 변동지출을 66만 원-70만 원 사이로 잡는다. 고정지출은 주담대를 제외하고 90-100만 원 사이로 지출하고 있다. 우리 집 변동지출과 고정지출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있다는 것은 내가 우리 집의 지출을 통제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남편의 월급이 매월 고정적인 건 아닌지라, 어느 달은 조금 넉넉할 때가 있고 어느 달은 타이트할 때가 있다. 그럼 그것에 맞추어 이번달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을 한다. 집에 있는 육아용품을 당근을 통해 비움을 하든, 2만 원 정도 되는 나의 애드포스트 수익으로 아이 간식을 사주든 그런 식으로 조절을 한다.
우리 집은 신용카드를 쓰지 않는다. 신용카드를 쓰는 순간 예산에 따른 지출통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나 자신이 알기 때문이다.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어쨌든 체크카드보다 더 쓰게 되는 것은 맞다. 그래서 나는 체크카드 통장에 월 소비하는 변동지출 금액 66만 원 최대 70만 원까지만 이체해 두고, 그 체크카드로만 한 달을 소비한다. 남은 금액이 정확하게 보이기에 그 달의 3주 차부터 바닥이 나는 경우도 있다. 그럼 그때부터 냉장고 파먹기부터 시작해서 온갖 버티기 전략이 들어간다. 그 시점엔 아무리 핫딜이 뜬다 해도 사지 않는다. 결국 핫딜은 내가 소비력이 되고 살 수 있을 때 핫딜인 것이지 싸다고 사는 게 핫딜이 아니라는 것을 육아하며 그리고 가계부를 쓰며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 달에 필요한 것들이 있으면 미리 예산 적는 곳에 적어둔다. 그리고 달이 시작되는 시점에 필요한 것들을 구매한다. 한 달에 육아용품에 쓰는 비용은 웬만하면 5만 원 이내로 쓰려고 한다. 이제 아이가 기저귀도 뗐고 이유식을 먹는 것도 아니기에 5만 원이면 그 안에서 대부분 해결이 가능하다. 당근을 이용하는 것도 육아용품 아끼는데 한몫한다.
9월 첫째 주 가계부를 썼다. 가계부는 매일 쓰지 않더라도 2-3일에 한 번씩은 꼭 쓰고 한 주를 넘기지 않는 게 나의 습관이다. 미루어질수록 쓰기 싫은 게 가계부기 때문에, 몇 년간 써온 덕분인지 이제 가계부 쓰는 게 어렵진 않다. 체크카드도 하나만 쓰기에, 내역도 그곳에서만 확인하면 되기 때문에 편하다.
어제는 집에서 샤브샤브를 해 먹었다. 식비는 2만 원 정도 들었다. 3인가족 식비 50만 원에 맞춰 살기 위해서 집밥은 필수다. 집밥만큼 식비를 아낄 수 있는 게 없다. 다만 내 몸이 고단할 뿐...^^ 외식은 최대한 안 했었는데 요즘은 먹고 싶은 게 있으면 가끔 블로그 체험단을 신청해서 당첨되면 외식을 가곤 한다.
벌써 9월이다. 이번 달이 지나면 올해도 3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올 해도 열심히 써온 가계부를 보니,,, 또 이렇게 쌓여가는구나 싶다. 가계부의 페이지가 쌓임과 동시에 나의 경제적 내공도 쌓이는 중이다.
올해 목표 종잣돈 2,400만 원 모으기도 얼마 남지 않았다. 결혼한 지 4년 6개월 지금까지 모은 총금액은 1억 천백만 원이 되었다. 종잣돈을 모으면서 깨달은 사실은 <비법은 없다>는 것이다. 버는 돈에 비해 덜 쓰고 더 저축하는 뻔한 이야기가, 그게 재테크의 정석라는 것을 알았다. 모아보면, 이 금액의 돈을 모으기 위해서 어떻게 생활하며 얼마만의 기간만큼 저축해야 모이는지 알기에, 큰돈이 들어가는 선택에 있어서는 쉽게 선택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오히려 <엄마인데 쉽게 돈 벌었어요, 월 소득 천만 원 가능해요> 이런 부업 광고글에 현혹되지 않는다. 그렇게 쉽게 버는 돈은 없을뿐더러 쉽게 버는 돈은 쉽게 날아간다. 돈그릇이라는 것은 내가 행동하고 실천하는 것에 따라 천천히 생긴다는 것을 알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