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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비 없는 이름

기록 밖의 역사, 이름을 찾아 떠나다

by 영 Young

[프롤로그]

어느 날, 오래된 서류 더미에서 빛바랜 흑백사진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양재준(楊在俊)” 그는 1904년 11월, 인천 제물포항을 떠나 태평양을 건넜다. 조선이라는 나라가 을사늑약의 먹구름 아래 흔들리던 해였다. 그는 ‘코리아호’를 타고 하와이로 이주했고, 사탕수수밭에서 노동을 시작했다.

전언에 의하면 그는 오아후섬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다, 1950년 4월 2일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한다. 무연고, 무묘비. 그의 묘소는 찾을 수 없었고, 독립운동 기록 역시 뚜렷하게 남아 있지 않다.

그러나 희미한 자료의 틈새에서, 그는 대한인국민회 동지회 하와이 와이메아 지방회총무로 언급되었고, 매월 대한정부(임시정부)에 송금했다는 기록도 발견되었다. 그의 이름은 한 번도 공식자료에 등장한 적 없지만, 하와이 독립운동사의 배경엔 언제나 그와 같은 이민자들의 피, 땀, 헌신이 있었다.

이 책은 그 이름을 복원하기 위한 증손자 양창병의 탐방기록이자, 묘비 하나 없이 사라진 이의 이름을 역사 속에 다시 새겨 넣는 여정이다.

이 책은 거창한 위인전이 아니다. 기록되지 못한, 그러나 분명히 존재했던 민초의 역사를 추적하는 다큐멘터리적 복원 작업이다.

나는 지금, 묻힌 이름을 다시 부르는 시간 속에 서 있다. 확인된 자료와 출간물 등을 기반으로 한 실화이다. 또한 내용일부는 현장감을 높이기 위해

작가의 추측성 가설과 AI의 상상력,전문성,당시의

사회 환경을 반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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