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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ieker Mar 20. 2024

무덤까지...



춥고 긴 겨울 동안 고생하시고 따뜻한 봄이 올 무렵 돌아가시는 노인 분들을 뵐 때, 아쉬움이 컸다. 2015년에는 그런 분들을 유독 많이 뵈었다.

자녀가 있지만 저마다의 사유로 인해 수 십 년간 독거생활을 하다가 요양병원에서, 호스피스병동에서 또는 집에서 오지 않는 자녀를 기다리거나 아무도 올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생을 마치시는 어르신들이 있다.

그런 분들 중 장례를 치를 가족이 없거나 가족이 관계 단절을 사유로 장례를 치르지 않아 정부의 장제급여와 장례식장의 도움으로 시신을 수습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상황이 "요람에서 무덤까지" 중 "무덤까지"에 해당하는 복지제도인가하고 씁쓸한 생각을 하곤 했다.

복지제도는 기능적인 측면에서 가정을 대체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특히 1인 가구가 증가하는 현 상황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복지제도가 가정 같을 순 없다. 어떤 이에게 가정일 순 없다.

내 가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 다른 이의 가정이 경제적·사회적 이유로 무너지지 않도록 서로 지켜주는 것이 그물망처럼 촘촘한 복지제도 보다 우선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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