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초 안에 끝나요)
아이들은
등교하자마자 조회 시간 루틴대로
휴대폰을 제출한다.
(휴대폰 도우미는 휴대폰을 수거한 무거운 가방을 교무실 라커에 두고 잠근다.
아이들의 학업을 방해하는 휴대폰을 거두었다가 종례 때 다시 나누어준다.
대부분의 학교가 이 시스템을 따르고 있다.)
코로나로 모든 학교 행사가 취소된 해였다.
"쌤~ 저희 그럼 학교 소풍도 다 취소된 거에요? ㅠㅠ"
"응 ㅠㅠ 코로나 때문에... 어떡하니 ㅠㅠ 속상하다"
아이들이 너무 안타까워서
지금 당장 우리가
이 지루한 쉬는 시간에 할 수 있는게 뭘까..
생각하다가
용기를 냈다.
(속으로 '애들이 거절해도 상처받지 말자. 상처받지 말자.'를 되뇌이며)
그런데, 놀랍게도
바로 몇초만에 메이츄 라는 무료 어플을 깔더니
어.머.나!!!!
자신감이 업된 우리는 복도에서
종이 친다.
이게 정말 "중요한" 마무리 작업이다.
사진만 찍고 끝나면 안된다.
사진 속 해당 얼굴을 누르면 그 학생의 인스타 주소로 바로 이동이 되도록.
그렇게 전교생들의 이름을 급속도로 외우게 되었다.
집에 가서도
아까 찍은 사진들을 보며 얼굴과 이름을 또 떠올리면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