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새벽, 책과 글쓰기 사이에서 진짜 나와 마주하다
아직은 어두운 새벽, 모든 소음이 잠든 시간. 컴퓨터 자판기 위를 뛰노는 소리로 양손가락이 분주하다. 조용히 글을 써 내려가며 나는 조금씩 내 안으로 들어간다. 바깥세상은 여전히 어둡지만, 내 마음에는 불빛 하나가 켜 있다. 그 불빛은 눈부시지 않다. 작고 은은하지만, 꺼지지 않고 나를 비춘다.
그 빛은 내 안의 진심을 말하고 있다. 무언가를 이룰 때보다 무너지지 않고 다시 일어선 순간에 더 밝게 빛난다. 낙심해서 토라져 있어도
“괜찮아, 너는 지금도 잘하고 있어”
그렇게 나직이 말해주는 따뜻한 빛이다. 때로는 그 빛이 내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너는 지금, 진짜 네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니?”
그 물음은 나를 아프게 하지만 동시에 방향을 가르쳐주는 희망의 소리다. 그 불빛은 긍정의 언어로 나를 다시 일으킨다. 조금씩 나를 세우며 용기를 주고, 멈춰 있는 날에도 나를 나무라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내 안에서 기다리며
“괜찮아, 이 길 위에 너는 충분해”
속삭여주는 빛. 나는 오늘도 그 빛을 따라 나의 길을, 나의 속도로, 가볍게 걸어간다. 우리는 종종 무언가를 찾기 위해 먼 곳을 꿈꾼다. 여행, 변화, 새로운 환경, 새로운 만남, 낯선 도전들... 하지만 진짜 ‘나’를 만나는 일은 그리 멀리 있지 않았다. 오히려 고요한 새벽, 책 한 권과 한 줄의 문장 앞에서 문득 나와 마주하며 진짜 나를 조금씩 알아가고 있었다.
글쓰기는 내 안으로 떠나는 조용한 여행이다. 욕심을 비우고, 조급함을 내려놓고,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해보려는 시간. 오늘도 나는 조심스레, 내 안의 나를 찾으려 애쓴다.
늘 ‘더 나은 나’를 갈망하면서도 지금의 나를 인정하지 못하는 삶. 비우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어느새 또 채우기에 익숙해진 나. 비워야 편안하다는 걸 알면서도 막상 놓아버리면 허전함과 불안을 감당하기 어려운 나.
어쩌면, 내려놓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붙잡고 있는지도 모른 채 살아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삶의 무게가 늘 마음을 무겁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묻는다.
“나는 무엇을 쥐고 있기에
이토록 힘이 드는가?”
그 질문 앞에 솔직해질 때, 비움은 끝이 아니라 오히려 나를 향한 가장 따뜻한 연결 고리임을 알게 된다. 내 안의 나를 만나기 위해 나는 잠시 멈추어 매무새를 가다듬고, 고요함 속에 마음을 내려두었다. 일상의 소소한 감정들을 놓치지 않으려 애쓴다. 무심히 지나쳤던 하루의 안에서도 진실한 나의 마음은 조용히 말을 건넨다.
“괜찮아, 그렇게 천천히 가도 돼.”
나는 그렇게, 오늘 나를 알아가는 중이다. 누구나 저마다의 걸음으로, 때로는 머물고 때로는 돌아서며 조금씩 자신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지금의 그 걸음이면 충분히 소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