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나를 불러 세웠다

읽고, 쓰고, 말하게 된 어느 날의 기적

by 이월규

“부족함”이라는 생각으로 늘 마음은 어딘가 비어 있는 느낌이었다. 나를 채우기 위해 내가 택한 첫 번째 방법은 '책 읽기'였다.

집 안 서재에 꽂힌 책들 중 한 권을 꺼내 펼쳤다. 책을 읽는 일이 습관처럼 반복되면서, 나는 책 속 인물들의 삶을 깊이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삶에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나 스스로 답하면서 조금씩 성장해 갔다.


좋은 문장을 만나면 메모했고, 가슴을 울리는 구절은 손으로 필사했다. A5 20공 바인더에는 매일 손글씨로 책의 문장들과 내 생각이 쌓여갔다. 특히 《1일 1강 논어》를 필사하면서 공자의 말에 내 삶을 비춰보았다. 기록을 하면 할수록 나를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되었고, 매일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변화의 씨앗은 남편의 회사에서 피어났다

남편 회사에서는 분기마다 직원들에게 3권의 책을 선택할 기회를 제공한다. 자연스럽게 그 책들이 내 손에도 들어왔다. 나는 책을 읽고 내용을 정리해 남편과 지인들에게 메시지로 전송했다.


책을 직접 읽지 않았지만, 내 글을 통해 “책을 읽은 느낌이 든다”며 고마워하셨다. 책을 다 읽고 요약한 글을 전송하는 일이 점점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었다.

남편은 대표님께도 그 내용을 전달했다.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직원들을 위해 이렇게
좋은 선물을 주시니,
나라도 보답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였다. 그러던 어느 날, 뜻밖의 연락이 왔다. 남편 회사 신년회 강연자로 초대하고 싶다는 제안이었다. 대표님은 직원들이 책을 통해 변화되길 바랐을 것이다. 그런데 직원의 가족이 책을 통해 삶을 바꾸고 있다는 이야기에 감동을 받으셨던 듯하다. 처음 받아본 강연 요청이었지만, 나는 망설임 없이 승낙했다.


강연 당일, 떨렸지만 나를 믿었다.

“책으로 변화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데, 왜 이 이야기를 사람들
앞에서 못 하겠는가?”

내가 걸어온 삶의 경험 위에 ‘책’이라는 날개가 더해졌고, 그 날개가 나를 강단으로 이끌었다.


강연 주제: ‘읽고, 쓰고, 기록하는 삶’


1. 변화와 성장의 힘, 독서

늦깎이로 공부를 시작했고, 전문직으로 일을 하며 늘 이런 질문을 품었다.

“나는 지금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가?”


그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책을 읽었다. 그 속에서 방향을 잡았고, 자연스럽게 글을 쓰면서 작가의 꿈을 꾸게 되었다. 코로나19 시기에는 온라인 독서 공동체에 참여하며 인천교육청 주관 공저 프로젝트에 참여 두 번 책출간의 기회도 얻었다.


2. 인생을 바꾸는 독서 습관 노하우

관심 있는 책부터 시작해, 틈날 때마다 읽었다. 좋은 문장을 만나면 메모하고, 내 삶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늘 고민했다.

어른 동화 《연어》에서는 은빛연어가 강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어려움과 희생을 보여준 교훈적인 이야기이다. 삶에 대한 철학을 뱔견했고, 《꽃들에게 희망을》에서는 ‘진정한 나를 찾는 용기’를 배웠다.


특히 《꽃들에게 희망을》에서 한 애벌레는 밀치고 헤치면서 먼저 높은 나무 꼭대기까지 올라가지만, 그곳엔 아무것도 없었다. 실망을 하고 천천히 내려오면서 자신이 진정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깨닫고, 나비가 되기 위해 고치 속으로 들어간다. 그 이야기 속에서 나는 나 자신을 보았다. 나도 애벌레처럼, 올라가기만을 좇던 삶에서 내려오며 ‘희망’을 찾고 있었다.


3. 제2의 가족, 독서 공동체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서약 독서’를 시작했다. 100권의 책을 읽고, 토론하며 서로의 비전을 나눴다. 함께 했기에 더 집중할 수 있었고, 더 깊이 생각할 수 있었다. 그 안에서 나는 매일 책과 삶을 마주하며 스스로를 성장시켜 나갔다.


4. 독서가 그려준 나의 인생 로드맵

요즘 나는 수묵 일러스트 작가를 꿈꾸고 있다. 글과 그림을 통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공감이 되는 삶.

그것이 내가 가고 싶은 길이다. 책을 읽고 정리한 기록들, 시 필사, 새벽 자기 계발 강의 기록, 공동체에서 나눈 토론들까지 이 모든 기록은 내 삶의 보물상자에 담겨 있다.


강연 말미, 남편 회사 직원 한 분이 펴낸 시집에서 시 한 편을 낭독했다. 큰 박수 속에 강연을 마치고 나서 나는 속으로 이렇게 말했다. “잘 해냈어.” 책이 나를 다시 만나게 했다


강연을 준비하면서 자연스럽게 내 지난 삶을 되짚어보았다. 나는 어떤 길을 걸어왔고, 무엇을 놓쳤으며, 어떻게 다시 일어서고 있는지.

결국 나를 불러 세운 건
‘책’이었다.

그리고 책은 나를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다. 지금도 나는 매일 조금씩 나아져가는 중이다. 책이 주는 힘을 믿고, 그 안에서 나만의 삶의 방식과 목소리를 찾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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