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그는 부자였다. 난 그의 돈을 사랑했다. 아니 그는 나의 Lover다.

by 까르도

영화 연인을 알게된 계기는 페이스북 영화관련 페이지였다. 영상미 넘치는 야한 영화. 그래 오늘밤은 이거다. 멜랑꼴리한 기분을 살짝 느끼면서 눈에는 신선하고 야릇한 자극을 주겠어. 맥주 한 캔을 따고 왓챠플레이를 통해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초반부에는 스토리 진행이 느리고 얼기설기 뭔가 허술하게 짜여져 있는 느낌이라 옛날 영화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한 프랑스 할머니가 옛날 자신의 첫사랑을 소재로 소설을 쓰는 스토리 진행이다. 약간 부다페스트 호텔 느낌? 노인이 자신의 어린 시절을 되짚어가며 이야기를 서술해준다. 다만, 초반부에는 남자 주인공의 영어말투도 그렇고 루즈한 진행 탓에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최근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만 본 탓일수도...)


일단 소재가 신선했다. 영화에서 동양 남자와 서양 여자, 즉, 황인 남자와 백인 여자의 사랑을 다룬 경우는 드물었다. 최소한 내가 본 영화 중 처음이였다. 게다가 중국인 부동산 부자의 아들과 식민지 베트남으로 넘어와 사업에 망하고 아버지를 여읜 프랑스 소녀라니. 신선했다.


여주인공이 정말 어려보인다. 정말 소녀였다. 말그대로. 영화를 보고난 뒤 알아보니 촬영 당시 만 18세였단다. 어떻게 그런 정사씬을... 대단하다.


여주인공과 남주인공의 사랑이 절정에 치닫고 더불어 갈등에 치닫는다. 남주는 이룰 수 없는 사랑을 원할까 두려워하지만 빠져들고, 여주는 그런 그를 무심하고 때론 도도하게 대한다.

여주는 아마 부자인 그를 통해 자신 스스로를 확인하는 과정이였을 것이다. 극 중 여자의 나이는 만 15세였다. 아이에서 여성의 몸으로 바뀌고, 그런 변화를 확인하고 싶은 마음, 정열적으로 사랑을 나누는 쾌감이 궁금하고, 가난한 가족과 답답한 학교에서 살짝 떨어질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었을 것이다.

잘생긴 중국인 부잣집 청년은 적합했고 그런 그를 사랑했다. 아니 그의 몸과 부를 사랑했다. 왁자지껄한 시장 속 조용하고 낡은 방은 그들의 사랑의 피난처가 되어주었고, 그 속에서 뜨겁게 사랑했다.


------------------------------------------------------------------------------------------------------------------------[스포]


개인적으로 가장 절정인 부분이 엔딩씬이라 생각한다. 마지막 그녀는 문득 왈츠 소리에 이끌려 내려오고 갑자기 속에서 복받치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쏟아낸다. 그리고 그녀는 깨닫는다. 그를 사랑하였다고. 그가 첫 사랑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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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유기적인 연계성이 떨어지는 느낌이였으나, 이 영화는 천천히 그리고 빠르게 결말을 향해 조용히 나아가다 끝에 당신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결국 그들은 사랑이였고 연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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