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암환자가 된 지 736일째 날이다. 만 2년이 지났다. 오늘은 식단관리를 하는 암환자인 내가 요즘 가장 힘들어하는 심리적 허기감에 대해 적어보려고 한다.
암을 만나기 전 나는 먹는 것에 대한 불편함은 전혀 없었다. 알레르기가 있는 음식도 없고, 먹기 불편한 음식도 없었다. 홍어도 좋아했고, 산곰장어도 좋아한다. 비위도 좋은 편이라 내가 음식을 가리는 가장 큰 이유는 내가 먹고 싶지 않은 것이었다. 위암환자가 되어 위를 70% 절제를 하고 항암치료를 하면서 식단조절을 하게 되었고 음식에 대한 깐깐한 기준이 생겼다. 외식이 가장 불편하고 밖에서 먹는 음식선택이 가장 힘들게 되었다. 그 불편함 때문에 도시락을 준비하는 게 더 편한 일상이 되었다.
많은 음식을 가리게 되었다. 그중 금지음식이라고 먹지 않는 음식이 생겼다. 내가 예전에 좋아했던 음식들이다. 돈가스, 핫도그, 소시지, 햄버거, 바비큐등 인스턴트, 가공음식, 즉석음식, 육가공음식, 직화음식등이다.
그 외에도 설탕, 밀가루음식등도 포함이 된다. 강한 맛의 자극적인 음식도 먹지 않고 있다. 먹지 않기도 하지만 속에서 받아주지 않아 먹지 못하는 음식들도 있다. 많이 즐기지 않았지만 과자나 간식들도 포함된다. 요즘은 과자류가 먹고 싶을 때가 많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암을 만나기 전에도 과자류는 좋아하지 않았는데 자꾸 생각이 난다. 밥상관리보다 한 번씩 이렇게 간식이 먹고 싶으면 나와 타협을 할 때가 많다.
심리적 허기
다이어트를 할 때도 비슷한 심리적 허기를 경험한다고 한다. 암환자인 나도 같은 경험을 한다. 점심식사를 잘하고 30분즘 지나면 허기감이 느껴진다. 진짜 배가 고픈 것은 아니고 간식이 먹고 싶다는 허기가 느껴진다. 이럴 때 카페에 가게 되면 디저트 코너에서 케이크이나 쿠키류를 한참을 쳐다본다. 처음 몇 번은 주문도 해보았지만 단음식은 잘 먹지 못하니 조금 먹다가 그만두었다. 심리적 허기를 계속 참기만 하면 다이어트 부작용처럼 폭식을 한다. 과자를 먹거나, 빵을 먹거나하게 된다. 그것도 많이 먹게 된다. 그럼 다음순서는 속이 좋지 않은 정도가 아니고 몸상태가 나빠진다. 몸에서 거부반응을 보내기 때문이다. 식은땀이 나고, 속이 메슥거리고, 컨디션이 아주 나빠진다. 화장실을 왔다 갔다 하게 되고, 가족들은 나의 등을 마사지하고, 손을 주무르고, 죽을 끓이게 된다. 이런 경험을 여러 번 하면서 요령이 생기게 되었다.
심리적 허기를 달래는 법
심리적 허기가 올 때는 몇 번은 참아보다 계속 생각이 나면 먹는다. 어떤 것을 먹든 상관이 없다. 그 어떤 것을 가장 몸에 부담이 없는 것으로 먹으면 된다. 집에서는 옥수수를 먹는다. 찐 옥수수를 냉동해 놓고 간식이 먹고 싶을 때 한 개씩 쪄서 먹거나 견과류 또는 마른 멸치를 먹는다. 씹는 느낌이 강할수록 좋은 것 같다.
집이 아니라면 한살림이나 자연드림, 또는 마트에서 유아간식을 산다. 요즘은 유아간식 대부분이 유기농이나 첨가제가 많이 들어가지 않은 순한 제품들이다. 이것 역시 씹는 식감이 많이 느껴지는 제품으로 구입한다. 몇 개를 먹고 나면 먹고 싶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정말 먹고 싶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즐겨 먹는 간식
집에서 먹는 간식
생고구마, 생당근, 생오이, 옥수수, 견과류, 과일류, 마른 멸치
사 먹는 간식 과자류
바삭한 연근(한살림-연근 100% - 국산/무농약) 무농약 연근을 얇게 잘라 기름 없이 구워서 맛은 밍밍하지만 씹는 식감은 좋다. 연근은 항암에도 좋은 구황작물이다.
꼬마와 땅 채소품은 쌀과자 (한살림- 원재료명은 사진참조)
음료는 유기농 녹차나 제주말차라떼(우유는 오트로 변경+시럽빼고)를 먹는다. 한달에 1~2번 정도 핸드드립 아메리카노를 아주 연하게 마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