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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lㅡQuestion Oct 25. 2023

시작의 마을 생장으로!

프랑스에서의 야간 버스

루브르 박물관을 나온 나는 지하철을 타고 바욘행 야간버스를 타러 갔다. 파리의 시외버스터미널은 약간 을씨년스러운 곳이었다.


내가 탄 버스는 여러 곳을 경유하여 리스본을 가는 것이었지만, 나는 바욘에 직행하는 줄 알아 왜 내 버스티켓과 전광판 버스 도착지가 다르지라는 생각을 했다.


야간버스는 생각보다 편했고 꿀잠을 잘 수 있었다. 잠에서 깨니 버스가 어떤 도시에서 멈췄다. 나는 바욘인줄 알고 내렸다. 하지만 구글맵은 다른 도시를 표시하고 있었다. 나는 버스에 다시 탑승하려고 했지만, 운전기사분께서 가로 막았다.


나는 구글번역기를 이용하여 프랑스어로 상황을 말했다. 하지만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버스가 출발할까봐 조바심이 나서 더더욱 실수를 많이 했던 것 같다.


서로 번역기를 번갈아 사용하여 겨우겨우 다시 버스에 탑승할 수 있었다. 버스에 탑승하고 마음이 진정되자, 그들은 프랑스 사람이 아닌 포르투칼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나는 크나큰 실수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보고 일본인이나 중국인으로 오해해서 해당 언어를 사용했다면 기분이 좋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욘에 도착해 버스에서 내릴 때 나는 사과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구글에 포르투칼어를 검색해서 암기했다.


하지만 그들은 버스 기표 및 승객들 짐정리로 바빴기 때문에 사과할 타이밍이 나오지 않았다. 나는 사과를 하지 못한 채 매우 고맙다라는 인사를 하고 기차역으로 향했다.


기차역을 향해 걸어가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사과를 하는 것에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고, 나는 용기가 부족했다.


그리고 용기가 부족한 것에 핑계를 만들어 자신의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이런 못난 나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변화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차 시간에 여유가 있음을 확인하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바욘 마을은 생각보다 작았다. 바욘은 파리와 달리 매우 깔끔하고 여유로우며, 다들 친절했다.


바욘에서 먹은 크루아상과 쇼콜라는 너무 맛있었다. 이때를 계기로 순례자의 길 대부분의 아침은 쇼콜라와 카페 콘레체가 됐다.

바욘의 강을 보며 물멍을 한 뒤 기차를 타고 생장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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