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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lㅡQuestion Oct 25. 2023

순례자의 길을 가기 전 파리

파리 박물관 투어

현금이 없는 상황에서 운이 좋게 한국 사람과 같은 버스를 타게 되어 난처한 상황을 모면할 수 있었다.

나는 버스를 타고 오르세 미술관을 갔다.


고흐의 그림 특유의 그 입체감을 내 두 눈으로 직접 느끼고 싶었다.


나는 클룩이라는 사이트에서 패스트트렉을 구매했다.

오전 9시가 되자 입장을 시작했고, 나는 9시15분 쯤 입장했다. 입장하자마자 먼저 5층으로 가서 고흐의 작품들을 관람했다.

수 많은 유명 고흐 그림 중에 이 그림이 나는 너무 인상적이었다.


얼굴없이 가운데 서있는 저 남자는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쓸쓸하게 있는 것 같았다.

자신의 얼굴을 봐주고 기억해줄 사람이 없기 때문에 그의 얼굴은 텅 비어 있었다.

고흐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그렸는지는 모르지만, 나는 그렇게 느꼈다.


오르세의 만족스러운 관람을 마치고 카페에 가 빵과 커피를 마셨다. 때마침 금요일이었기 때문에 나는 루브르 박물관을 늦게까지 관람할 수 있었다.


인터넷에서 루브르 우회 출입구를 확인하여 그곳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나는 줄이 너무 서기 싫어  3개의 우회 출입구를 뺑뺑 돌아다녔지만, 실패했다.

야간매장 시간에는 우회 출입구를 닫기 때문이었다....

요령을 부려 일찍 들어갈려고 했지만, 오히려 정직하게 정문에서 기다렸던 사람들보다 늦어졌고, 많이 걸었기 때문에 피곤해졌다.


요령있게 사는 것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돌고 돌아 피라미드 출입구에서 줄을 서고 들어갔다. 줄은 길었지만, 금방 들어갈 수 있었다.


루브르 박물관에서 가장 보고싶었던 작품은 모나리자가 아닌, 카라바조의 "성모의 죽음"이라는 작품이었다.

책에서 해당 작품을 본 적이 있는데, 사진임에도 불구하고 5분 넘게 해당 페이지를 벗어나지 못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마음을 사로잡은 작품은 그 옆에 있는 작품이었다.

사진으로 봤을 때보다 현장에서 봤을 때 훨씬 강렬한 인상을 준다. 명암과 정교함, 거대함이 선사해주는

강렬한 압박감과 그림에 대한 경외감이 나의 눈을 그림으로부터 멀어지지 못하게 막았다.


한 10분 정도 이 그림을 보면서 생각에 잠겼었다.


인성 파탄 살인자인 카라바조의 그림이 아직까지 보존될 수 있었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재능이 뛰어나면 어떤 만행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대중의 용서를 받을 수 있는 것일까?


어려운 질문을 갖은 채 바욘으로 떠날 준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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