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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lㅡQuestion Oct 30. 2023

피에르 산맥을 넘어 Part 3

한국인의 특징?

론세스바에스로 가는 길은 중간에 두 갈래로 나뉜다. 경사는 급하지만 거리는 짧은 길(왼쪽)과, 경사는 완만하지만 거리는 긴 길(오른쪽)이다.

전날 생장 알베르게의 호스트들은 비가 와서 미끄러우니 경사가 완만한 오른쪽길을 추천했지만, 나의 도전정신이 깃든 발은 이미 왼쪽을 향해 걷고 있었다.

급경사 5초 전

진흙으로 된 길,

울퉁불통한 길,

무릎이 고함지르는 경사,

망가진 우산,

다 젖은 침낭과 신발.

이것은 나에게 아무런 해악도 주지 못했다.

땅의 축축함보다 나무의 향기가 더 좋았기 때문이다.

무릎과 어깨의 고통보다 옆 사람과의 대화가 더 재밌었기 때문이다.

행복은 고통을 잊게 했고, 어느덧 론세스바예스의 수도원이 보이기 시작했다.

수도원에는 많은 네덜란드 봉사자들이 있었고, 그중 한 분이 나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다.


너는 평양에 가본 적 있니?


그는 자신이 평양에 간 적이 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말했다. 같은 민족이지만 왕래할 수 없는 장소를 타민족 사람은 보다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네덜란드 봉사자와 대화를 마치고 숙소로 들어갔다.


나는 2층 침대에 배정을 받았으며, 내 옆 라인의 2층 침대는 영국 남자가 사용했다.


나는 유럽인 대부분이 축구를 좋아할 것이라 생각해, 영국인에게 축구를 좋아하는지 물었다.

그러나 그는 축구를 좋아하지 않았다. 생장에서 같이 출발한 이탈리아인 베르나토도 축구를 좋아하지 않았다. 이것 또한 나의 선입견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앞으로 만나는 사람들에게 축구를 좋아하는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우리는 학교의 시스템과 오펜하이머 영화 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했다.


영국에서 시험은 자신과의 싸움이지만, 한국에서 시험은 타인보다 위에 위치하기 위한 싸움이라는 차이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우리나라도 초,중,고,대학교 시스템을 절대평가로 바꿔야한다고 생각했다. 최근 사회에서 경쟁의 정도가 심화됐기 때문에, 개인주의로 포장한 이기주의가 만연해지기 시작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는 학창 시절 불필요한 경쟁을 줄이고, 주변 사람과 협업하는 것을 가르치는 갓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저녁식사 시간이 되어 나는 저녁을 먹으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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