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ilㅡQuestion Oct 31. 2023

론세스바예스에서의 순례자 정식

재밌고 유익했던 식사

저녁은 수도원 주변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다. 수도원에서 순례자 정식을 구매하면 시간대별로 식권을 나눠준다. 나는 유럽에서 한국인을 5명도 채 만나지 못했는데, 식사 테이블에 앉은 15명 중 6명이 한국인이었다.


나는 그곳에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순례자의 길에 3번째 도전하시는 한국인 할아버님께서  "camino ninja"라는 어플을 추천해 주셨다.  첫날에 순례자 사무소에서 준 종이는 다 젖어서 찢어졌기 때문에 아주 유용하게 어플을 사용했고, 만나는 사람들에게 이 어플을 소개했다.

돼지고기와 감자를 올리브오일에 구운 요리가 나왔다.


나는 한국인들과 대화를 하다 문뜩 옆에 있는 포르투갈인이 대화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녀의 주변엔 스페인사람과 한국사람뿐이었고, 그녀는 영어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대화에 참여할 수 없었던 것이다.


나는 번역기를 켰다.


내가 그녀와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이유는 생장에서의 경험 때문이다.


생장에서 순례자의 정식을 먹을 때, 그들은 프랑스어로 대화를 해도 됐다. 하지만 나를 배려하여 영어로 대화를 했고, 나에게 많은 질문을 해줬다. 그들의 배려 덕분에 나는 다양한 사람의 도전 이유를 들을 수 있었고, 삶의 목적을 찾아 떠난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나는 그녀에게 질문했다.

“줄리아나는 왜 순례자의 길이 도전했니?”


그녀는 영적 체험을 위해 도전했고, 이번이 5번째 도전이라고 했다. 그녀는 포르투갈길, 스페인 길을 다녔고, 프랑스 길은 두 번째였다.


그녀가 추천한 루트는 리스본에서 출발하는 포르투갈길이었으며, 추천한 이유는 해안길이 매우 아름다웠으며, 프랑스 길보다 조금 더 자연친화적이기 때문이었다.


그녀와 번역기로 대화하는 것은 재밌었지만, 내가 생각하는 바를 상대방에게 바로 말할 수 없다는 점에서 답답한 면이 없지 않았다. 그러다 문뜩 말을 못 하면 이런 기분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앞의 옆자리에는 미국인이 있었다. 그분의 아버님께서 한국전쟁에 참여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연스레 어떤 문장이 입밖으로 나왔다.


we honor your father




이전 07화 피에르 산맥을 넘어 Part 3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