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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같은 사람이 캐나다에 살아요.

장마 같은 사람.

by 캐나다 부자엄마

나는 날씨 같은 사람이거든.


예고도 없이 비가 와. 느닷없는 비가 일주일이고 한 달이고 내려.

뭘 어쩌지도 못하고 온 맘으로 비를 맞아. 나는 젖은 사람이 돼.


글을 왜 쓰냐고 누가 묻더라 돈도 안 되는 걸 왜 그렇게 쓰고 있냐고.


마음이 날씨 같아서, 너무 느닺없어서 뭐라도 쓰지 않으면 안 되었거든.

갑자기 소나기가 내려. 예고도 없이 한동안. 내 맘이 그래. 힘들었거든.


비 오는 날 우산을 썼어. 비는 안 맞더라. 조금 젖기만 하고, 그럼 괜찮잖아.

우산처럼 글을 써. 슬픔에 젖지 말자고. 아픔에 잠기는 사람은 되지 말자고.

그래서 우산대신 나는 글을 쓰는 거라고.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글을 썼으면 좋겠어. 나처럼. 그럼 비가 와도 괜찮아.

우산처럼. 글을 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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