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캐나다에서 일본친구 만들기

욘사마 덕분에

by 캐나다 부자엄마

"욘사마 알아? 나 욘사마 좋아하는데."


캐나다 도서관 무료 영어 수업이었다. 매주 목요일 아침 10시. 그곳에서 나는 일본에서 온 미코상을 만났다. 우린 금방 친구가 되었다. "나는 이제 곧 50이 되거든. 인생을 돌아보는데 내 마음대로 한 게 없는 거야. 그래서 캐나다에 일년살 기하려 온 거야. 참, 욘사마도 좋아해." 미코상이 손뼉 치며 말했다.


나보다 20살 많은 그녀였지만 우린 금방 친구가 되었다. 그때 나는 캐나다에 간지 세 달도 안되었는데 미코상이 자기가 좋아하는 커피숍이며 동네 샵을 날 데리고 다녔다.


"라테는 여기가 잘해. 음악도 좋고. 벽난로도 있어서 따뜻해. 나는 벽난로 앞 테이블에 앉는 걸 좋아하는데 거긴 항상 인기가 많아서 앉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 거기 앉으면 좋겠는데."


핸드폰이 없던 나에게 미코상은 몇 시에 어디서 만나자 이메일을 보냈고. 나는 한국 홈쇼핑에서 산 무거운 삼성 노트북을 들고서 스타벅스 앞이나 도서관같이 무료로 인터넷을 쓸 수 있는 곳에서 그녀의 이메일을 읽고 답장을 보냈다.


내가 뉴펀들랜드로 떠나고 나서 미코상에게 오던 메일이 끊겼다.


이제 나는 나이 사십이 넘었고 미코상은 육십이 넘었을 것이다. 문득 미코상이 생각난 날. 그녀에게 안부 이메일을 보내볼까 했는데 미코상 메일을 찾을 수가 없었다.


우린 다시 만나지 못할지도 모른다. 아니 못 만날 것 같아. 미코상도 그렇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난 늘 소중한 사람들을 놓치며 사는 것 같아. 후회돼. 외롭던 캐나다 생활에 그녀는 나에게 벽난로 같은 존재였다. 따뜻한 사람.


연락처를 못 찾아도 괜찮아. 미코상과 내 추억은 벽난로 같아서 식지 않으니까. 추억이 따뜻해.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17화캐나다 벼룩시장에서 식탁 팔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