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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노력으로 되니?

by 캐나다 부자엄마

나는 사랑받을 수 없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우리 엄마는 살가운 사람은 아니었다. 사랑한다. 고맙다 말을 못 했다. 손을 잡거나 안아주는 것도 내 기억엔 없다. 우리 아빠는 화가 많은 사람이었다. 자주 싸웠고 자주 때렸다. 그런 것들이 모여. 어느 순간부터 서서히 나는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서운 게 그런 나쁜 생각들은 꼼짝없이 다 믿어버리게 된다.


고등학생 때 처음 남자친구를 사귀었다. 나에게 자신 없는 나는 그가 사랑한다고 말을 할 때도 얼마만큼 사랑하는데 늘 사랑을 확인했다. 유치하게 사랑을 확인하고 싶어서 헤어지자 말했고 그런 일이 반복될수록 사과처럼 난 그를 그리고 우리 사랑을 깎아 먹었다.


사랑에 어색한 나는 주는 것도 받는 것도 다 어색해서 어쩔 때는 너무 많이 또 어쩔 때는 너무 적게 사랑했다. 나에 대해 확신이 없는 나는 늘 그렇게 사랑에 서툴렀다. 사랑받으려 애썼고 버림받지 않으려 사랑을 확인했다.


앙상한 나뭇가지에 앉아 있던 새들이 모두 날아가듯. 나도 나무처럼 혼자 남았다. 사람이 그리워서 혼자가 무서웠다.


나는 나를 사랑하는 법을 몰랐고 그래서 늘 사랑에 배가 고팠다. 내가 나를 먼저 사랑해 주면 되는데 내가 좋아하는 커피 마시고 책 읽고 하면 되는 거였는데 사랑해 주세요. 나 외로운 사람이에요. 늘 사랑을 구걸하고 다녔으니. 누구라도 부담이었겠다 싶었다.


결국 내가 먼저 나를 사랑해야. 남들도 그런 나를 사랑하는 거였다. 나에 대한 사랑은 노력으로 되지만 다른 사람의 사랑은 노력으로 안 되는 것들이니까.


사랑이 노력으로 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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