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그랬지.
대학 1학년때 롯데월드에서 알바를 했다. 삑삑거리는 강아지 인형 네댓개를 바닥에 내려놓고 갈색 바구니에는 바람개비 몇개를 꽂아놓고. 사실 롯데월드에서 처음부터 일하고 싶었던 것 아니었다. 에버랜드에 지원을 했다가 나는 떨어지고 친구만 붙었다. 집에서 왕복 4시간이 걸리는 잠실까지 출퇴근을 했다. 모험과 신비의 나라 롯데월드. 거기서 핑크색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강아지 장난감을 파는 일. 어린 아이들이 나의 주 고객이었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삑삑 짖어대는 장난감 강아지는 인기가 많았다.
퇴근할 때 다리는 퉁퉁부었다. 양말에선 시큼한 냄새도 났다. 나 오늘 하루 열심히 살았네. 강아지들을 정리하며 롯데월드 퍼레이드를 보며 생각했다. 사실 별거없는 기억인데 또 별것들이 되기도 하더라. 나 열심히 살았잖아. 그러니까 주저앉으면 안된다고 자꾸 무너지는 모래성 같은 인생이라도 다시 세우고 또 세우면 된다고. 그렇게 더 단단해질테니.
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