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워킹맘이 아침마다 아메를 마시는 이유?

by 캐나다 부자엄마

아침은 전쟁이다.


어젯밤 상황이다.


퇴근하고 딸을 데리고 집에 오니 6시.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남편은 7시 10분에 집에 왔다. 저녁을 먹는다. 아니 마신다. 그 와중에 딸은 브로콜리가 카레에 들어있다고 투덜거린다.


다섯 살 딸은 7시 반에 놀이터를 가자고 했다.


"그래 가까운데 가자." 남편이 말했다.

"아니, 슈퍼마켓 있는데 갈래."

"거기는 너무 멀어. 왔다 갔다 하는데 시간을 너무 써서 놀 시간이 없을 거야."

"그래 가까운데 가자."


남편과 딸은 8시가 다 되어 놀이터로 떠났다. 난 설거지와 각종 정리를 했다. 클릭비의 백전무패를 들으며 매일 쓰러져도 난 다시 일어나 부분을 열창하며.


딸과 남편이 집에 도착한 시간은 8시 50분. 씻기 싫다는 생각이 딸이 머리를 지배하기 전. 도착하자마자 목욕을 시켰다. 머리를 말리고 이를 닦고. 9시.


딸이 책을 들고 온다.


"엄마 책 읽어줘."

"그래, 하나만 가져와."

"아니. 세 개 읽어줘."

실랑이할 시간에 그냥 3권을 다 읽어주기로 한다. 동화책이 아니라 장편소설이다. 담배도 안 피는데 목이 걸걸하다. 책을 읽고 나니 9시 15분.

"엄마 왜 이렇게 책을 빨리 읽어?"

"밖에 봐봐 어두워졌지? 엄마 졸려." 부글부글 끓는 화를 누른다.


방에 들어간다. 9시 30분. 그래 10시 전엔 자겠지.

딸이 말한다.


"엄마 목말라."


화가 나려는 나를 알아차린다. 알아차림이 중요하다는데


"그래 마시자."


내가 먼저 잠이 들었다. 9시 전에는 재워야 했는데 눈떠보니 6시 반. 4시 반에는 일어나야 책도 읽고 글도 쓰는데 아쉽다. 딸은 반팔티에 팬티만 입고 잔다.


8시 딸을 깨운다.

안 일어난다고 으르렁 거린다.

8시 5분 커튼을 제친다.

눈이 부시다고 으르렁 거린다.


이를 닦아주고 옷을 입혀주며 비위를 맞춰준다. 아.............

한 마리 당나귀가 되어 딸의 스쿠터를 끌고 유치원에 데려다준다.


8시 30분. 출근까지 한 시간 남았다.

근처 커피숍에 들어가 제일 큰 거 대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을 시킨다.


휴.


오늘은 일찍 재워야지. 그래도 화가 폭발하기 전에 알아차린 나 자신 칭찬해.

오늘은 수요일. 주말까지 이틀 남았다.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여. 워킹맘들이여 응원합니다.

나 자신을 위해 마시고 싶은 커피는 돈 생각하지 말고 마시자고요.


벌컥벌컥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부글거리는 내 마음에 불씨를 꺼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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