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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준태 Oct 25. 2024

학령기별로 다른 교사의 역할

학령기별로 보여주어야 하는 것이 다르다.

아이들이 오가는 학원을 가만히 지켜봅시다. 초등학생과 중학생과 고등학생들이 오가며 나누는 이야기가 들립니다.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지도하는 목소리도 들려요. 그 소리를 가만 들어보면 학령기별로 선생님들의 목소리, 어투, 단어 사용 등 표현 스타일이 다르다는 것을 눈치채셨을 것 같습니다. 왜 그럴까요?


초등, 중등, 고등학교 각 시기에 따라 성장과 발달에 차이가 있고 그에 따라 학생들의 학습 태도와 교육적 요구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나이에 따라 발달과 지적 수준, 심리적 변화 그리고 교육 목표가 다르다는 것이죠. 그렇다는 말은 교사가 제공해야 할 역할과 방법도 학생의 발달 단계에 따라 이상적인 교사의 역할이 달라져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학교를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로 구분 짓고 있는 것 아닐까요?


저는 학원에서 여러 학령기의 학생들을 직접 만나고 지도하며 이 차이를 점점 더 명확히 느끼게 됩니다. 각 학령기별로 스승과 제자 간의 이상적인 '케미'를 만들 수 있는 스타일이 분명히 있죠. 선생님과 학생 양쪽 모두를 만족시키는 ‘케미’는 어떻게 만들고 높일 수 있는지 학령기별로 나눠보겠습니다.



초등 : 아이를 오래 끌고 가는 다정함

최근 한 지점에서 영어 레벨 테스트를 봤습니다. 누가 우수한 성적을 받았을까요? 바로 오래 다닌 아이들이었습니다. 네, 학원에 재원 한 기간이 긴 학생들이요. 이 학생들이 처음부터 영어를 잘했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동네 학원에서 초등학생이 영어를 잘하는 수준은 비슷비슷합니다. 다만 오래 다니고 선생님과 관계가 좋아져서 결과적으로 나온 성과라고 봅니다.


초등은 ‘학습’의 기초를 다지는 시기입니다. 공부하는 습관을 다잡는 시기라는 것이죠. 이때 교사는 학생이 학원에 잘 적응하고, 오래 재원을 할 수 있도록 안정감을 제공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가 안심하고 마음을 열거든요. 공부는 그 열린 틈새로 들어가 습관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초등학생들은 스스로 학습 동기를 찾기에는 아직 어리기 때문에 교사와의 관계 속에서 안정감을 느끼며 공부에 집중해 보는 것을 시작으로 공부하는 습관이 형성되죠. 그래서 초등 교사분들은 따뜻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품어줄 수 있는 포용의 리더십을 가진 사람이 알맞습니다. 이런 특징으로, 보통 여성이면서 공감력이 좋으신 분들이 더 잘 맞습니다.


혹시 ‘이 학생은 영어 기초가 부족해!’라는 생각으로 지식 전달에 많은 힘을 쏟고 계신 선생님들이 계신가요? 초등학생들은 발달적으로 아직 논리적인 사고 체계가 미성숙하기 때문에 선생님은 단순한 지식 전달자가 아니라, 학생들에게 안정감을 주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초등 교사는 초등학생들을 따뜻하게 다독이고 마치 엄마처럼 품어주어 그 따뜻한 마음에 이끌려 오래 학원을 다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국 그것이 학생의 성적을 올리는, 기초를 쌓는 지름길이기도 하니까요.


초등학생 담당하고 계시는 선생님들, 가장 먼저 따뜻하게 아이의 이름을 불러주고 반갑게 맞이해 주세요. 이것만으로도 이미 아이와의 학습은 시작되었으니까요. 아직 어리죠. 사람으로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리기 때문에 가능성을 가진 귀한 존재로서 존중으로 대해주세요. 아이는 자라서 선생님보다 더 좋은 대학에 가고 나라를 빛내는 인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을 웃음으로 대하며 꾸준하게 재원을 유지하는 것에 초점만 맞춰보세요. 눈에 띄지 않을 뿐, 아이는 오늘도 조금씩 자라나고 있습니다.


초등학생 학부모님들은 보통 ‘분위기 바꾸고 싶어서 학원 옮기겠다.’라고 하십니다. 오늘 선생님이 내일 선생님이고 모레의 선생님이니 아이도 질릴 수 있죠. 이성친구도 3~4년 만나면 지겹습니다. 그러나 초등학생 시기에는 공부 환경이 바뀌지 않는 것이 큰 학업적 장점입니다. 아이도 교사도 학부모님들도 예측이 가능해지기 때문이에요. 지나친 장난꾸러기만 아니라면 오래 다니면 다닐수록 어떤 형태로든 공부는 잘하게 되어있으니 자주 환경을 바꾸지 말고 꾸준하게 인내심으로 봐주세요.



| 중등 교사 : 미래를 보여주고 동기부여 해주는 아버지

경기도 소재의 중학교에서 내신이 196이었던 여학생이 있었습니다. 놀라운 내신이죠. 고등학교에 가서도 시험 점수를 잘 맞았을까요? 아니요, 60점을 넘은 적이 없습니다. 이런 아이러니한 상황에 어머님은 의아해합니다. “도대체 아이 성적이 왜 이러냐! 더는 학원 다닐 이유가 없다.” 왜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까요? 중학교 시기를 그냥 보냈기 때문이죠. 중학교는 고등학교로 가는 징검다리 시기입니다. 따라서 징검다리인 이 시기를 잘 보내야 합니다.


중학교에 들어가면 초등학교와 비교했을 때 가장 크게 바뀌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시험’입니다. 처음으로 시험을 치르고 점수라는 것으로 아이가 평가를 받습니다. 다만,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한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어떤 동네도, 어떤 학교도 시험이 어렵지 않다는 것입니다. 절대평가이기 때문에 체감상 30%는 100점을 받는 것 같습니다. 즉, 상위권 학생들에게 시험 점수는 실제 아이의 실력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한다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상위권 학생들은 더욱 중학교 시기를 잘 보내야 합니다. 시험 점수가 잘 나오기 때문에 학생들은 공부를 더 하려고 노력하지 않습니다. 만족하고 지금에 안주하려 합니다. 이때가 가장 위기죠. 그래서 이런 학생들에게 중등 선생님은 학생을 더 공부하게끔 동기부여 해주어야 합니다. 이것이 중등부 선생님들의 가장 큰 미션이죠. 아이들이 미래를 꿈꾸게 해주는 것이요.


중학교 시기를 잘 보내기 위해서는 강력한 동기부여로 학생을 움직이게 하는 선생님이 필요합니다. 다시 말해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학생을 납득시켜 주고 이유를 만들어주는 선생님이죠. 중학교 때 고등 선행을 하지 않으면 고등학교에서 실력을 발휘하기 굉장히 어렵습니다. 이런 사실을 알려주어 학생들이 앞을 보게 해주는 선생님이 필요한 것이죠. 선행이든, 동기부여든, ‘너는 이렇게 공부해서 이렇게 대학을 가는 게 유리해’라는 커리큘럼을 짜주든 방법은 다양합니다. 핵심은 학생이 지금의 100점만 보는 게 아니라 더 멀리 있는 앞을 보게 해주는 선생님이 답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학생은 중학교 시기를 잘 보낼 수 있죠. 따라서 중등부부터는 학생들과 소통하며 긴밀해질 수 있는 선생님이 적합합니다. 개인적인 영역에 대해 거리를 두는 교사보다는 친구처럼 가까워질 수 있는 교사가 좋죠.


중학교 시험에서 계속 100점을 받았지만,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 4등급으로 성적이 떨어져 학원에 오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중학교에서 미리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중학교 때 잘한다고 대단한 사람이 아닙니다. 고등학교 때 뚝뚝 떨어지죠. 경기도 지역의 중학교 내신점수 190점대(평균 90점 이상)의 학생들을 고등학교 내신등급으로 환산해 보면 4등급 내에 있는 수준이라고 보면 될 겁니다. 그 안에서 섞여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여기서부터,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것을 알고 학생의 미래를 준비해 주는 것이 선생님의 역할입니다. 


중등부 선생님들, 이러한 교육의 체계를 이해하고 학생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을 전달해 주세요. 오늘 선생님의 말 한마디가 학생의 미래를 크게 움직입니다. 점수가 아닌, 실력에 초점 맞추고, 어떻게 하면 학생들을 움직여 더 공부하게 할 수 있는지 연구해 주세요. 진정으로 학생을 위한다면요.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너네 아버지야. 학원에서 아버지. 너네 아버지는 너네 학업에 대해 상담해 줄 수 없으니까, 내가 너네 학원에서 아버지야. 이제 너네가 어디로 가야 할지 이야기해보자.”          


고등 교사 : 매력과 실력의 전문가

고등학생들에게는 입시라는 명확한 목표가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교사의 강의력과 퍼포먼스가 매우 중요해집니다. 학생들은 교사의 강의를 듣고 성적을 올리기 위해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에, 교사는 강의력으로 학생들을 사로잡고, 그 성과를 성적이라는 형태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냉정하게 이야기하자면, 이 시기는 학부모 상담도 필요 없습니다. 고등학생은 완벽하지 않더라도 논리적으로 사고를 할 수 있고, 선택의 기회도 있기 때문에 스스로 결정하죠. 이 선생님에게 배울 게 있는지, 없는지 판단하고 자신의 선택으로 학원을 옮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이 선생님을 좋아하면 학원을 계속 다니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되죠. 따라서 학생을 매력과 실제적인 성과(성적)로 사로잡아야 합니다. 즉, 매력과 실력을 모두 겸비한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요약하면 간단합니다.

1. 입시에 대한 통전적인 이해가 있어야 합니다. 목표가 명확하니까요.

2. 입시 지식을 바탕으로 하여 학생을 보았을 때, 어디까지 점수를 끌어올릴 수 있는지 1~2달 내 진단하여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죠.

3. 그리고 설명한 목표를 놓고 학부모와 솔직하게 합의를 이뤄야 합니다.

4. 마지막으로, 매력으로 아이를 사로잡아 학원을 계속 다니게 하고, 실력으로 점수를 들고 오게 해야 합니다.


저 또한 새로운 고등학생을 만나게 되면 대화를 통해 재빠르게 1번부터 4번까지 돌립니다. 그리고 이렇게 진단을 내린 적도 있죠. “이거 다 몰라도 돼. 시험 기간에 어차피 교과서 돌릴 거니까. 대신 이 내용이 뭔지만 알고 있어.” 교과 지식 전달만으로 고등부는 어렵습니다. 입시에 대한 이해도 있어서 학생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주어야 하죠. 학생도 뻔히 알아요. 그리고 스스로 선택하죠. 오히려 냉정하다고 볼 수 있지만, 학생의 학업적 능력 구간별로 '나만의 계획서'가 있다면 그리고 그 과정을 즐긴다면 고등부와 잘 어울리는 선생님입니다. 고등학교 교사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학습 계획을 세워 학생들을 목표로 이끌어가야 하는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죠.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교사들은 ‘공부를 잘하게 한다!’라는 큰 목표는 같지만, 각각의 학령기별로 다른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보여주어야 하는 것이 다른 것이죠. 초등학교 교사는 다정함으로 오래 보는 관계를, 중학교 교사는 동기부여와 미래 계획을 설정해 주는 멘토로, 고등학교 교사는 매력과 실력으로 학생을 사로잡는 전문가가 되어야 하죠.


그렇다면, 이 기준으로 학원과 나를 점검해 봅시다.     


우리 학원의 교사 배치는 적절한가요?

나는 지도하는 학생에게 필요한 것을 충분히 제공하는 선생님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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