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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또 Feb 04. 2024

예랑이와 아침밥을 같이 먹었습니다

평생을 함께할 사람

 아침 9시, 조금은 늦은 아침을 먹었다. 예랑이가 해 준 오리 볶음밥과 아버님이 주신 미나리, 그리고 후식으로 오렌지 하나. 예랑이와 나란히 앉아 TV를 보며 먹는 아침밥. 혼자가 아닌 둘이 맞이하는 아침이라 더 밝은 오늘이었다. 나에게도 평생을 함께 할 사람이 생겼다.



신혼집에서 둘이 먹는 첫 아침밥

 오늘은 원룸이 아닌 신혼집에서 눈을 떴다. 바닥이 아닌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고, 옆에는 누군가가 아직 자고 있었다. 낯설고 신기한 이 장면. 그러나 어느 때보다 설레는 아침이었다. 시간은 아직 6시 반. 커튼도 안 달린 거실 창문 밖은 아직 깜깜했다.


 아무것도 없었던 집에 어느덧 냉장고와 책장과 테이블이 들어왔다. 그렇게 우리의 신혼집은 조금씩 온기를 채워가고 있다. 잠이 먼저 깨버린 나는 거실 테이블에 앉아 한 시간 정도 책을 읽었다. (예랑이를 깨우고 싶었지만 참았다) 다른 공간에서 읽는 책, 낯선 분위기지만 뭔가 따뜻했다.


 8시 반쯤, 예랑이도 눈을 떴다. 깜깜했던 밖도 어느새 밝아졌다. 그렇게 둘이 맞이하는 신혼집에서의 첫 아침이었다. 예랑이는 우리의 첫 아침으로 오리 볶음밥을 준비해 주었다. 전날 식당에서 가져온 오리 불고기와 밥, 그리고 김가루. 반찬은 미나리. 후식은 오렌지. 완벽한 식탁이었다.


 아마 우리 둘 다 이런 여유를 오랜만에 맞이할 것이다. 더욱이 주말 아침을 함께하는 것은 몇 달만일 것이다. 소중하디 소중한 이 시간. 아침을 같이 맞이할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다. 이 사람과 앞으로도 아침밥을 같이 먹을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 아닐까?


 어떻게 보면 지금 이 시점이 제2의 인생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나 혼자 걷던 길에 평생을 동행해 줄 누군가가 생긴 이 시점. 가끔은 투닥거리고 토라질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평생을 나와 함께 해주길... 그저 같이 손잡고 예쁘게 걸어 나가길... 이렇게 아침에 또 마주 볼 수 있기를 바라본다.




앞으로도 매 순간 함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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