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반죽은 처음이네요
비가 반죽? 오토리즈 반죽? 저온 발효? 최근 구매한 포카치아 책에 나와있는 용어들이다. 아, 포카치아에 대해 설명하자면, 밀가루와 이스트 그리고 올리브 오일 등이 들어간 이탈리아 빵이다. 빵집에서 근무할 때도 안 만들어 본 빵을 집에서 만들었다. 성공할 거라 자부했겄만, 망.했.다.
스위스 유럽여행을 다녀온 뒤 포카치아(밀가루와 이스트 그리고 올리브 오일 등이 들어간 이탈리아 빵)에 제대로 꽂혔다. 피자 같지만 피자보다는 더 폭신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갖고 있다. 토핑도 자유로워 투박한 빵, 피자 같은 빵, 담백한 빵 등 다양한 맛을 낼 수 있다.
홈베이킹을 하고 있는 요즘, 포카치아에 도전하기 위해 4만 원이 넘는 책을 구입했다. 포카치아 기원부터 재료, 도구, 만드는 방법, 발효 방법 등 포카치아에 대해서만 아주 상세하게 나와있다. 생각보다 많이 어려웠다. 비가 반죽? 오토리즈 반죽? 저온 발효?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방법들이 적혀있었다.
포카치아를 만들기 위해서는 처음 접하는 어려운 공정들을 익혀야 했다. 영상이 아닌 책으로 공부하는 것은 처음이라 이해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오늘, 많은 레시피 중 하나를 선택해 만들어 보기로 했다. 이 날을 위해 전날 비가 반죽(사전 반죽)을 미리 만들어 18시간 발효시키고, 비싼 토마토와 올리브 오일, 한 번도 먹어본 적 없는 바질까지 구매했다.
책에 적혀있는 재료들을 조심스럽게 계량하고 믹싱기를 돌렸다. 그런데... '잉? 책 속의 반죽 상태와 왜 이렇게 다른 거지?! 분명 이 정도 돌렸으면, 한 덩어리로 뭉쳐야 하는데 왜 물인 거지?!' 나는 직감했다. 망했다는 것을... 성공할 거라 자부했겄만, 망.했.다.
다시 멘탈을 부여잡고, 공정을 이어나갔다. 굽기 직전까지 1%의 희망을 가지고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오븐 온도도 잘못된 걸까?(오븐 새로 샀는데...) 토핑은 타버렸고, 수분은 다 날아갔다. 좀 더 부풀어야 하는데, 납작 만두처럼 되어버렸고, 안에도 촉촉하지 않았다.
이렇게 허무할 수가... 처음 해보는 빵이라 피드백도 할 수 없는 상태지만, 그래도 다시, 또다시 해봐야지! 아침 7시 반부터 시작한 홈베이킹의 끝은 이렇게 끝이 났지만, 다음에는 진짜 맛있는 포카치아를 만들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