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에서 대상을 했다
대학생 때 공모전에 나가본 적이 없다. 취직할 때 공모전 수상 같은 스펙 같은 건 없었다. 그러나 퇴사한 지금, 공모전 '대상'이라는 스펙이 생겼다.
"구미시농촌협약지원센터입니다. 이백리 주민제안 아이디어 공모전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낮에 하는 행정 아르바이트 계약기간이 끝나간다. 뚜레쥬르 알바만으로는 한 달 살기가 부족하다. 그때 눈에 들어온 건 공모전! 의성군 주민제안 아이디어 공모전에 장려상을 수상한 경험(겨우 20만 원에 불과하지만)에 힘입어 비슷한 공모전에 또 도전했다. 바로 구미시에서 주최하는 '이백리 주민제안 아이디어 공모전'.
주제는 구미의 8개 농촌마을을 어떻게 활성화할 것이냐에 관한 것이다. 특별한 양식이 없으니 바로 전에 했던 의성군 공모전 양식을 활용하고, 아이디어는 행정 알바하고 있는 회사의 사업을 벤치마킹하면 어렵지 않아 보였다. 무엇보다 1등 상금이 200만 원이라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사람은 절실하면 행동한다. 특히 돈이 궁하면 뭐라도 한다. 시급 9160원 인생이나 아침 9시부터 저녁 11시까지 알차게 일하고 있어 여유롭게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 더욱이 공모전 마감기간이 며칠 안 남았기 때문에 잠을 줄여가며 양식을 채워나갔다. 이번에는 장려상이 아니라 1등이 목표(정확히는 200만 원이 목표)였기 때문에 직장에서 계획서를 쓰듯이 예산(안)부터 세부일정까지 세세하게 작성했다. 1등이 아니면 안 된다는 목표로 임했다.
그렇게 작성한 제안서를 제출했고, 23일 금요일, 결과 발표가 떴다. 기적이란 이런 것일까? 하늘에서 200만 원이 떨어졌다. 1등이 된 것이다! 너무 놀라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제대로 된 상이라고는 초등학교 때 이후로 거의 처음이었기에 믿기지 않았다.
퇴사하지 않았더라면 생각하지도, 도전하지도, 벌어지지도 않았을 일. 퇴사 후에 공모전에 나가게 될 줄 누가 알았으며, 더욱이 1등을 하게 될 줄은 그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회사를 나온 후 경험한 모든 일들이 기적 같다. 이제는 이런 소소한 기적들이 기다려진다. 과연 내일은 어떤 소소한 기적들이 일어날까?
우선, 200만 원에 대한 계획부터 세워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