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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또 Oct 29. 2023

꾸준함의 결과

아버님의 텃밭에서 자란 버섯이에요

 오늘은 예비 며느리로서 시댁에 두 번째 인사를 드리러 다녀왔다. 당일치기 일정으로 짧게 뵈었으나, 두 가지의 배울 점을 얻고 왔다. 하나는 30대까지 달리면, 40대에는 여유로운 인생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 나머지 하나는 아버님의 텃밭이 보여주는 꾸준함의 결과!



한 가지를 10년 넘게 한다는 것

 오늘은 남자친구 가족분들과 식사 자리가 있었다. 워낙에 어른들을 어려워하는 성격이라 전날부터 긴장을 많이 한 상태였다. 9시쯤 출발해 두 시간을 달려 울산에 도착했다. 선물로 드릴 양갱이 세트를 픽업하고 남자친구 집으로 향했다. 내가 이상한 건가? 들어가는 순간까지 긴장되었다.


 정갈하게 차려진 밥상. 리코타 치즈가 올려져 있는 샐러드와 예쁜 그릇에 담겨 있는 밥과 반찬들. 그리고 예비 며느리를 인자하게 맞이해 주시는 아버님, 어머님. 긴장이 풀리지는 않았지만, 반갑게 웃어주시는 아버님, 어머님 덕분에 일단 안심하고 식사를 했다.


 아버님은 작은 텃밭을 일구고 계신다. 처음 만나 뵈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직접 재배한 채소가 이번 밥상에도 올려져 있었다. 첫 식사 자리는 아버님의 텃밭에서 고기를 구워 먹었기에 더 다양하고 신선한 채소들을 먹을 수 있었다. 정성 들여 직접 키운 채소를 먹는다는 건 먹는 사람으로 하여금 '건강하고 신선한 음식'을 대접받는다는 느낌을 들게 한다. 이것은 정말이지 행운이다!


 오늘도 점심을 먹은 후, 아버님의 텃밭을 구경하러 갔다. 봄에 갔을 때는 다양한 꽃들이 있었다면, 이쯤 되니 배추들이 무성하게 자라있었다. 아버님은 남자친구가 중학생이었을 때부터 이 밭을 일구셨다고 한다. 그러니까 약 10년 넘게 이곳을 가꾸어 나가고 계신 것이다. 아무것도 없었던 땅이 아버님의 손길로 이렇게까지 예쁘게 다듬어졌다. 한 사람의 노력과 시간을 녹여낸 결과이다.


 아버님이 처음 막 농사를 시작하셨을 때, 누가 지금의 이 텃밭을 상상할 수 있었겠는가? 이 풍경이야 말로 '꾸준함'이 주는 진정한 결괏값이 아닐까? 나 또한 지금부터 10년, 아니 20년을 꾸준히 빵을 만든다면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가질 수 있을까? 

아버님의 텃밭



p.s.

"아버님, 다음에는 감(먹는 감) 이쁘게 깎아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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