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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좀 달려본 남자 Aug 17. 2024

내 딸의 딸

내딸의 딸이 집에 왔다

내딸의 딸이 집에 왔다.


유튜버 크리에이터로 제법 팔로워가 많은 결혼을 안 할 것 같은 딸이 생각보다 빠르게 결혼을 하였다.

아이를 안 가질 것 같던 아이가 결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를 가졌다.

임신하는 동안 아내는 무려 한달 가까이 유아돌봄 학원을 다니면서 딸아이의 아이를 도봐줄 연습을 할때만 해도 그다지 큰 감흥은 없었다.  딸아이는 서울에 살고 있었고 나는 수원이 살고 있으니 아마도 아내가 서울로 가서 돌봐주겠지 하고 생각했다.


10달의 지나가고 아이가 나왔는데, 병원과 산후조리원의 면회가 되지 않는다고 하여 3주만에 딸아이 딸을 처음 보았다. 에쁘고 신기 하긴 하였다. 서울 딸집에 갔을 때 감염을 우려하여 마스크를 쓰고 손을 씻은 다음 안아 볼 수는 없었고 잠시 눈만 마주치고 돌아왔다.


50일째 되는 날 사진을 사진관에서 가서 수백장 찍어서 카톡에 올린 것을 보았다. 귀여운 포즈다.


백일이 되었다. 딸아이 집에 가보니 아침부터 상차림과 사진찍을 배경을 조립하는 사람들이 분주하게 다녀가고 몇시간동안 사진 찍을 준비 하느라고 난리였다. 막상 준비가 다되어 사진 찍을 시간에 잠을 자는 바람에 자는 모습만 남았다. 잠자는 모습이 예쁘다.


아내는 수원에 있는 시간이 일주일 1~2일면, 나머지는 딸아이 집에 가 있는다.


그러던 중 5달째 되는 달 딸아이가가 유튜브 관련 비지니스일로 외국출장을 가게 되어서 딸아이의 딸이 우리집에 1주일을 오게 되었다.

오기전 집에 있는 짐이 반이 버려졌다. 내 추억도 절반이 사라졌다. 오래된 것을 버리란다.

거실에 있는 내책상과 컴퓨터도 다른방 구석으로 밀려났다. 집안의 중심 거실은 딸아이의 딸 차지가 되었다.

딸아이의 딸이 왕이다.


출장간 딸아이가 수시로 자기딸 사진을 찍어 보내란다. 찍어보냈더니 동영상을 보내란다. 그 것도 너무 자주....  딸 코멘트는 "아이 표정이 왜 인상쓰지" 였다. 항상 웃는 모습일 순 없다.


그래도 딸아이 집에서는 가끔 보니 낯설어서 얼굴을 보면 울더니 지금은 딸아이의 딸과 많이 친해졌다. 특히 자면서 잠깐 깨서 주변을 한번 스캔 할 때 지난번은 나를 보면 엄청 울더니 지금은 눈을 마주치면 안심하고 잔다.


응아 하고나서 엉덩이 씻으라고 해서 똥도 손으로 만졌다.

좋아하는 '최강야구'를 보지 못하고 UFC경기도 못본다. TV를 못켜게 한다.

허리도 아프다. 아내는 나보다 훨씬 더 오래 안아도 괜찮은데, 나는 안는 자세도 어설프고 힘이 든다.

1년동안 아내에게 들을 지청구를 일주일새에 다 듣는 것 같다.


우유를 먹이고 딸아이 딸을 안고 트림을 시킨 후 안아 재우는데 체온이 오간다.

내딸의 딸이 가슴속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손녀가 되고 할아버지가 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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