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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Sep 06. 2022

황금보다 귀한 '지금'

퇴직하고 보니  

하루의 시작 일출(통영)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금 세 가지는 황금, 소금, 지금이라고 한다. 이 중에서 가장 귀한 것은 무엇일까.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겠지만 대체적으로 젊었을 때는 황금을 소중하게 여겨 황금을 쫓는다.


사람들은 황금을 얻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한다. 열심히 일해 받은 월급을 차곡차곡 모아 저축하는 사람. 부동산에 투자하여 부동산 부자가 되는 사람.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하여 큰 수익을 얻는 사람. 조상을 잘 두어 조상이 물려준 땅이 개발되어 많은 보상금을 받는 사람(운이 아주 좋은 사람이겠지요). 사업을 잘해서 큰돈을 버는 사람. 가끔 로또에 당첨되어 많은 황금을 얻은 사람도 있겠다(이건 하늘에 별따기). 정말 황금을 얻는 방법은 다양하다. 사람들은 말한다. 황금은 쫓아다니면 도망가고 황금이 따라와야 한다고~


여러분은 어떤 방법으로 황금을 쫓았나요. 난 정말 바보였는지 욕심이 없었는지 일해서 받은 돈을 그저 조금씩 저축해서 아이들 먹이고, 공부시키고, 장가도 보냈다. 그냥 그것뿐이다. 주식 투자도 못하고 부동산 투자도 안 했다. 그저 월급으로 집 한 채 사서 살고 있고 이제부터 연금으로 생활해야 한다. 물려줄 재산이 많지 않아 자식들에게 조금 미안하지만 자식들도 받을 재산이 없으니 열심히 저축하며 잘 살 거라고 믿는다. 황금이  많지 않아 한 가지 아쉬운 것은 기부하며 살고 싶은 내 꿈을 이루지 못한 거다. 내 형편에 맞게 아주 작은 기부를 하고 있지만 이제 그 기부도 조금 줄여야 할까. 그건 안되지. 내가 더 절약하면 되리라.



요즘 나이가 들면서 예전에 몰랐던 '지금'의 소중함을 느낀다. 지금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황금이 아무리 많아도 지금 행복하지 않으면 그 황금이 무슨 소용 있겠는가. 지금 건강하지 않으면 황금을 쓸 기회조차 없다. 음식의 맛을 내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소금도 중요하지만 소금은 황금으로 살 수 있고 지금은 황금으로도 살 수 없기에 세 가지 금 중에서 가장 귀한 금은 지금이라고 생각한다.


젊었을 때는 황금만 있으면 모든 것을 다 이룰 수 있다고 믿었다. 멋진 미래를 꿈꾸며 지금은 조금 힘들어도 열심히 노력하면 멋진 미래가 펼쳐질 거라고 생각하고 모든 걸 참고 견딘다. 시간이 아까운 것도 모르고 흘러 보내기도 하고 결혼 후에는 자식을 위해 하고 싶은 일도 마음속에 품고 포기한다. 우린 그렇게 살았다.


얼마  결혼식에서 들은 주례사가 인상 깊다.


 지금 이 순간 현재에 충실하며 즐겁게 살아가라는 것입니다.
너무 미래를 걱정하거나 미래에 매달려서 살아가기보다는 현재를 소중히 여기되 남과 비교하지 말고, 서로 섬기며, 나누며, 돌보며, 늘 감사하면서, 기도하는 결혼 생활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꼭 지금의 나에게 하는 말 같았다. 주례사를 들으며 나도 그렇게 살아야지 다짐했었다.


황금보다 귀한 금 '지금' 어떻게 살아야 할까.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모든 것을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범사에 감사하며 살려고 한다.       

나이가 들면 욕심도 줄어드는 것 같다. 밥 욕심, 옷 욕심, 돈 욕심 등 물질에 대한 욕심은 줄어드는 것이 확실하다. 대신 건강 욕심, 자식 욕심, 운동 욕심 등 마음을 채워줄 욕심은 늘어난다.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저 배가 고프지 않을 정도의 재산이 있으면 되고, 명절에 쓸쓸히 보내지 않을 만큼의 자식이 있으면 되고 건강만 있으면 된다. 그냥 그것뿐이다.      


얼마 전 정년퇴직도 하였다. 그동안 공붓벌레 일벌레로 살았으니 이제 조금 게을러져도 말할 사람이 없을 것 같다. 그저 하루하루 욕심부리지 말고 건강을 잘 지키며 하고 싶은 일도 포기하지 않고 그렇게 살기로 했다.


세상에서 가장 귀한 금 '지금'은 다시 찾아오지 않는다. 물론 젊음도 다시 오지 않기에 젊음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고 함부로 시간을 보내지 않기를 바란다. 너무 황금만 쫓느라고 불행하기보다는 삶의 여유도 한 번쯤 뒤돌아보며 행복도 잘 챙기기를 바란다. 지금 불행하면 나중도 행복할 수 없다.


언제부터인가 사진을 찍으면 얼굴에서 나이가 보여 사진 찍기를 주저하게 되었다. 하지만 오늘이 내 생애 가장 젊은 날, 가장 젊은 지금을 맘껏 누리리라. 주름이 보이면 어떤가. 지금은 오늘이 지나면 다시 오지 않는다. 매일매일 행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살아야겠다. 이제 인생의 반 바퀴가 지났으니 남은 반 바퀴는 더 여유 있게 뛰지 말고 천천히 걸어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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