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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Jun 05. 2022

노후 준비를 위한 참 좋은 맞춤교육

건강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

 몇 년 전에 친구의 권유로 3박 4일로 진행된 ‘순창 미니-메드 스쿨 과정’ 노후 준비를 위한 교육을 다녀왔다. 미니-메드 스쿨은 순창군과 서울대학교 노화 고령사회연구소 공동으로 운영되는 ‘기초건강 교육 및 과학적인 의학상식을 전달하여 노후에 발생하기 쉬운 질환에 대한 사전 이해와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과정’이다. 서울대 조비룡, 최호천 교수 등 서울대 및 호남권 의대 교수진으로 구성된 노후 건강 설계 과정이다. 연수 신청 전에는 순창이 너무 멀기도 하고

‘내가 벌써 노후 준비를 해야 하나?’

아직 노후 준비하기엔 이른 나이(50대 중후반)라고 생각했기에 별 기대를 하지 않고 신청하였다. 신청하게 된 동기 중 하나는 순창은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지역이고 순창고추장이 엄청 유명하기 때문에 고추장 담기 체험도 있어 신청하게 되었다.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새벽같이 고속버스를 타고 가야 하기 때문에 갈 길도 멀고 해서 썩 내키지 않은 연수였지만 서울에서 출발하는 영등포팀 덕에 영등포에서 전세버스에 동행하여 함께 내려가게 되어 엄청 운이 좋다고 생각하였다. 연수생 35명 이상이면 전세버스를 운영해 준다는 내용을 나중에 들어 알았다.

 4시간 정도를 달려 순창건강장수연구소(사업소)에 도착하였는데 산속 외딴곳에 자리 잡은 연수 장소가 첫눈에 맘에 들었다. 때마침 꽃잔디가 너무 예쁘게 피어 봄을 한층 더 느끼게 해 주었다. 먼저 숙소에 짐을 풀고 나서 점심을 맛있게 먹고 연구소에서 운영하는 쉴-카페에서 공짜 커피를 마시며 인증숏도 찍었다. 같이 온 친구도 너무 만족해하는 것 같았다.     


 점심 후 시청각실에서 오리엔테이션 후 첫 강의를 들었다. 첫 강의는 ‘암의 예방과 관리’로 서울대학교 의대 가정의학과 최호천 교수님이 강사로 오셨는데 정말 전문가답게 좋은 강의를 해주셨다. 점심 후 수업이어서 졸리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눈이 반짝 떠졌다. 교수님 강의를 들으며 내가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건강 상식이 잘못되었던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이후의 강의가 기대되었다. 3박 4일 동안 서울대 및 전북대, 전남대 의대 교수님들이 강사로 오셔서 ‘암, 뇌졸중, 나이 들면 찾아오는 근골격계 통증, 나의 치아로 100세까지, 난청, 맑은 눈, 치매 예방, 운동 습관, 마음 건강, 노인성 피부질환 등’ 건강과 관련된 수준 높은 강의를 해 주셨다. 여러 번 건강 관련 강의를 들었지만 이번 연수처럼 전문적이고 유익한 연수는 없었던 것 같다. 특히 ‘암의 예방과 관리’를 통해 암의 잠복기가 10년에서 30년이라는 사실을 알고 너무 놀랐고, ‘스트레스가 적절한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란 내용에 이어 ‘나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이 옆에 있어 내가 건강하다. 고 생각하고 감사해야 한다’는 강의에 남편에게 고마워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건강관리는 젊은 시절부터 꾸준하게 해야 함을 절실히 느꼈고 선크림 바르기, 햇빛에 나갈 때는 선글라스 꼭 착용하기, 두 줄 칫솔모 사용하기 등 쉬운 것부터 잘 실천하리라 다짐을 하였다. 함께 연수를 받은 연수생 모두가 우수한 강사진, 연구소의 교육 운영체계, 숙소, 식단, 프로그램 구성 등 이번 연수에 대한 만족도가 너무 높았음을 공감하였다.     


 둘째 날 순창고추장 마을에 있는 장류 체험장에서 인절미 만들기, 뻥튀기 실습, 고추장 피자, 고추장 담기 등 체험을 하였는데 다른 체험은 좋았지만 너무 기대하고 간 고추장 담그기는 약간 생각과는 달랐다.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순창고추장에 대한 설명을 먼저 들었다. 고추장을 한 번도 담가보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연수를 통해 고추장을 직접 담가보고 집에서도 실제로 해보리라 기대했었던 만큼 미리 배합해놓은 고추장 재료를 섞어보는 체험은 약간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고추장 담그는 과정을 알게 되었고 고추장을 맛있게 담그는 비율도 알게 되어 그것만으로도 좋은 체험학습이었다고 생각한다.  

순창 강천산 입구 -작은 손 아기 단풍나무

  점심 식사 후 순창의 명산 강천산에 갔다. 비가 조금 내리긴 했지만 산 입구부터 정말 좋은 산이란 걸 알게 되었다. 작은 잎 단풍나무가 많아 가을에 오면 정말 아름다울 것 같았다. 2시간 정도의 산책길은 삶의 여유를 안겨주었고 정말 힐링이 되는 코스였다. 저녁에는 지역 문화공연이 있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수준이 높아 함께 박수를 치고 노래하며 즐거운 한때가 되었다. 이틀이 지났지만 함께 한 교육생들은 저절로 오래 알았던 이웃처럼 친해졌다. 직업도 나이도 모두 달랐지만 한 가족, 동지처럼 모두 한 마음이 되었다.     

 계속되는 강의는 우리의 건강을 지키는 지킴이가 되었고, 서울로 돌아가면 건강 생활을 꼭 실천하리라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다. 평소에 허리와 목에 협착증이 있어 매일 스트레칭을 하고 있었는데 내가 하는 운동이 오히려 허리와 목에 부담이 되는 운동임을 알았을 때 무척 놀랐다.

 ‘이제라고 알았으니 다행이다.’     


 셋째 날에는 ‘건강관리와 개인별 운동 처방’이란 주제로 강의를 듣고 인바디 검사를 하였다. 검사 전에 결과가 안 좋을까 봐 걱정이 조금 되었고, 몸무게가 평소보다 너무 많이 나와 조금 창피했고 놀랐다. 속으로

‘여기서 너무 잘 먹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정말 운동을 꾸준히 해야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인바디 검사를 통해 내가 근육량이 너무 적고, 스트레스 수치도 높음을 알게 되었다. 긍정적인 생각으로, 몸에 맞는 운동으로, 좋은 식사로 건강을 지켜야겠다고 생각했다.     

 노후설계 과정은 정년을 앞둔 공직자에게도, 70이 넘은 어르신들에게도 정말 좋은 연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너무 늦게 교육을 받기보다는 4~50대에 일찍 이런 교육에 접하고 건강 생활을 한다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육을 다녀와서 지인들에게 소개를 많이 하였다. 이 교육이 특정 계층의 국민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교육이라 가족, 친구, 모임 등 여러 명이 함께 와서 받으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았다. 숙소도 깨끗하고 주변 산책로도 잘 조성되어 있어 아침이나 저녁에 산책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 식단 또한 우리 농산물로 조리한 건강밥상이어서 3박 4일 동안 정말 행복하였다. 식사할 때 천천히 먹기 위해 연구소에서 비치한 모래시계를 식탁에 올려놓고 식사를 하였는데 우리 팀은 모두 천천히 먹었는데도 모래시계가 다 내려가기 전에 식사가 끝났다. 그것 때문에 식사를 할 때마다 더 즐거워 많이 웃었다. 더 천천히 오래오래 씹으면서 식사를 하려고 요즈음도 노력하지만 잘 안 되고 있다. 식사도 채소 먼저, 그다음에 고기, 그리고 마지막에 밥을 먹는 게 건강하다고 배워 그렇게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습관을 고치는 것은 정말 피나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건강을 위해 ‘오래오래 꼭꼭 씹어 천천히 먹자’라고 다시 한번 다짐해 본다.     


 처음에는 3박 4일이 너무 지루할 것 같았는데 오히려 3박 4일이 짧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도 이번 연수를 통해 건강에 대한 총체적인 지식을 얻게 되었다. 그리고 잘못된 건강 상식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었고, 나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게 되었으며, 잘못된 식습관을 고치기 위해 노력하게 되었다.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배운 것에 만족하지 않으며, 배운 대로 꼭 실천하여 건강한 100세를 맞이하리라 다짐해 본다. 혹시, 순창건강장수연구소에서 운영하는 노후설계 교육을 망설이는 분이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빠른 시기에 꼭 다녀오라고 권하고 싶다. 다양한 연수가 준비되어 있어 다음에 다른 주제의 교육을 한 번 더 가고 싶다. 주변 환경과 깨끗한 숙소도 좋았고 다음 교육 시에는 방갈로에서도 숙박하고 싶다.    

 

 나는 오늘도 건강을 위해 승용차를 집에 두고 지하철로 출근한다. 그리고 덥지만 차가운 물 대신 따뜻한 물을 마시고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기대 없이 시작한 교육이 알찬 정보와 값진 경험으로 이어지도록 아낌없는 도움을 준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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