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미래 Oct 12. 2022

치과 가긴 정말 싫다

마취 주사도 무섭고 치료비도 부담스럽고

치아 X-ray

지난주에 자주 가는 치과에 예약을 하고 다녀왔다. 지난번 건강 검진할 때 치과 진료도 았었는데 아무 이상이 없었다. 이번에는 그냥 6개월마다 가는 정기 검진이라고 생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치과에 들어섰다. 치과 상호가 바뀌었다. 지난번 치과 원장님은 젊은 남자분이셨는데 정말 친절하고 편하게 치료를 잘해주셔서 우리 가족은 모두 이 치과를 이용하고 있다. 이번에는 여자 선생님이셨다. 치아를 살피시던 선생님께서 왼쪽 위 어금니 하나에 충치가 생긴 것 같다고 한다. 때운 금이 오래되어 살짝 들떠서 그 사이로 충치가 생긴 것 같다고 하셨다. 특별히 이가 시리거나 아프지 않아서 몰랐다. 이번 원장님도 꼼꼼하신 것 같아 마음이 놓였다.


나는 40대 중반부터 정말 열심히 치과를 다녔다. 어릴 때 시골에서 자라다 보니 치과 갈 생각을 하지 못하다가 어른이 되어서야 치과를 찾게 되어 치료할 이가 많았다. 치아는 죽을 때까지 써야 하기에 나이 들기 전에 완벽하게 치료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젊었을 충치 때문에 메꾸었던 거무스레아말감을 다 제거하고 금으로 다시 메꿨다. 돈도 많이 들었지만 치료하는 과정이 너무 힘들어 턱관절이 생겼다. 가끔 음식을 씹다가 뚜걱~하고 관절이 어긋나면 너무 아파 식사를 못한다.


그 이후로는 6개월에 한 번씩 치과에 가서 정기검진으로 스케일링도 하고 혹시 치료해야 할 치아가 있으면 치료했다. 나는 양치질을 할 때 너무 힘을 주어 닦아서 이 뿌리 쪽이 파인 곳이 있어 파인 부분을 메꾼 이도 많다. 누가 O형 아니랄까 봐 힘주어 급하게 양치질을 한 탓이다. 조심해서 살살 닦으려고 해도 그게 잘 안된다. 이번에도 원장님이 양치질할 때 너무 세게 닦지 말라고 하셨다.


어금니에 생긴 충치치료를 하려면 씌운 금을 제거하고 신경치료도 3회 정도 해야 한다고 했다. 신경치료는 해본 적이 없다. 실장님에게 신경치료 방법을 설명 듣는데 너무 걱정이 되었다. 신경을 제거하고 빈 공간을 치과용 물질로 채우는 과정을 1주일 단위로 세 번을 해야 하는데 마취하고 3, 40분 정도 소요된다고 했다. 그 어려운 걸 세 번이나 해야 한다. 치과에서 가장 싫은 것은 마취할 때 잇몸에 마취주사를 양쪽으로 한 번씩 두 번 주사하는데 주사 맞을 때도 너무 아프지만 마취하고 감각이 없는 느낌도 너무 싫다. 충치는 왜 생겨서 또 고생을 해야 하나. 치간칫솔도 꼭 사용하고 워터 픽도 사용하고 저녁에 양치질 이후에는 절대로 먹지 않는데 충치가 생겨 또 고생할 생각을 하니 괜히 짜증이 났다.


치아는 지르코니아라고 치아색과 같은 걸로 씌우기로 하고 오늘 온 김에 1차 치료에 들어갔다. 치과에 오면 오십만 원은 가벼운 금액이다. 충치가 하나라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씌워져 있는 금을 제거하고 충치 치료를 했는데 원장님께서 어쩜 신경치료는 안 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하셨다. 떼어낸 금은 작지만 비닐에 넣어주어서 가지고 왔다. 임시 치아를 하고 일주일 지내는 동안 아프거나 시리지만 않으면 신경치료를 안 할 수도 있다는 말에

'제발, 그렇게 되길 기도합니다.'

나도 몰래 기도가 나왔다. 정말 신경치료는 안 하길 바라며 치료를 마쳤다. 치과에서 치료하느라 두 시간이나 걸렸다. 1주일 뒤로 예약하고 돌아오는데 힘이 다 빠졌다. 치과는 정말 가기 싫다. 그래도 100살까지 써야 하기에 힘들어도 참아야겠지 스스로 위로해본다.


지난달도 퇴직하고 대부분의 지출이 의료비였는데 치과 치료로 큰돈이 또 들어가게 되었다. 치과는 실비보험도 안되어 그대로 지출해야 한다. 연금으로 생활해야 해서 절약하며 생활하려고 마음 먹지만 식료품비나 옷값 등과 다르게 병원비는 내 의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어쩔 수 없다. 건강을 잘 챙겨야겠다.



1주일이 지나고 다시 치과를 찾았다. 임시 치아한 곳은 다행스럽게 시거나 아프지 않았다. 신경 치료는 안 해도 된다고 했다. 휴우~ 너무 다행이다. 하지만 오늘도 치아 본을 떠야 해서 공포의 마취 주사 두 대를 맞았다. 마취 덕분에 진료할 때 아프거나 시리지 않아서 그건 좋았다. 씌울 치아 본을 뜨고 진료하는데 오늘도 한 시간이 넘게 걸렸다. 지난주에 치과 치료와 처음 시작한 헬스 때문인지 입술에 잘 생기지 않던 물집이 생겼다가 터지고 입 안도 헐어서 힘들다. 체력이 아직 너무 약한 것 같다. 이렇 일상에서 조금 벗어났을 뿐인데 체력이 바닥난 것처럼 힘들다니 힘들어도 꾸준하게 운동하여 근력을 팍팍 길러야겠다. 일주일 뒤 진료할 날을 예약하고 걸어오는데 다리가 너무 무거웠다.


치과 진료는 정말 힘들다. 아직 시술하진 않았지만 나이 들면 임플란트도 할 수 있고 틀니도 할 수 있겠지만 치과는 정말 가기 싫다. 정기 검진은 6개월마다 꼬박꼬박 하고 앞으로 더 이상 치료할 치아가 생기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이제부터 양치질도 더 신경 써서 하고 치실, 치간칫솔, 워터픽도 꼼꼼하게 사용하리라. 앞으로 치료하러 치과 가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이제 다음 주에 가서 본뜬 치아만 끼우면 치과 진료 끝. 그래 이번 한 번만 잘 참아 보자.


매거진의 이전글 대화, 대놓고 화내는 것일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