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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 화분

by 유미래
10월의 국화화분/ 화단에 옮겨심은 국화


국화 화분


가을의 주인공 국화꽃 너는

세상 고운 빛 모두 담아

고개 꼿꼿하게 세우고

청춘인 듯 도도하게

명당자리 뽐내며 찾는 사람 반긴다


노란색에서 가을이 묻어난다

가을이기에 그리움 가득 담고

세상을 다 담을 희망도 품고

가을 햇살 받으며 청춘을 즐긴다


가을의 화려한 주인공 너도

찬 바람은 무서워

다시 시작되는 계절에 자존심 꺾이고

청춘은 그렇게 지나간다


화려한 오색 단풍잎처럼

꽃잎이 뚝뚝 떨어지고

줄기는 꺾여 화분에 눕던

명당자리는 더 이상 네 집이 아니다

잡초처럼 뽑혀 슬그머니 화단 귀퉁이에 뉘어

다시 태어날 봄을 기다린다


아름답던 시절은 추억으로 물들고

겨울을 이겨야 하는 두려움은 가슴에 꽂힌다


그러나 너는

새로 태어날 수 있으니 겨울만 견디면 되는데

억울하게 떨어진 꽃송이들은 새로 태어날 수 없기에

하늘 무너지는 소리 가슴에 묻고

이 세상 끝날 때까지 살아야 하거늘

애타는 마음 어떻게 위로해야

다시 살아갈 힘을 얻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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