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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Nov 09. 2022

내 꿈에 작은 희망 하나 얹기

기부하는 사람

6학년 도덕 교과서 중

6학년 도덕 수업에 '6. 함께 살아가는 지구촌' 단원이 있다. 지구촌에는 전쟁, 질병, 자연재해, 굶주림, 환경파괴 등 다양한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지구촌의 다양한 어려움을 해결하려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지난주 봉화 광산 매몰 사고로 갱도에 갇힌 분들을 구하려고 동료를 비롯한 많은 분들의 노력으로 두 분이 기적적으로 구출된 사건만 보아도 알 수 있다. 9일 221시간 동안 흙더미로 매몰된 갱도에 갇혔지만 매뉴얼을 준수하고 침착하게 행동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말 다행이다. 너무 감사하다. 좋은 소식을 전해주셔서 우리가 희망을 품을 수 있었다.


오늘은 행복한 지구촌을 만들기 위해 '티끌 모아 태산' 활동을 하는 날이다. 활동 전에 영상을 하나 시청했다. 2018년 굿 네이버스의 희망 편지 쓰기 관련 영상이다. 퇴직 전에 굿네이버스 교육 위원을 5년 정도 해서 굿네이버스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다. 굿네이버스는 어려운 이웃을 돕는 활동도 하지만 학교에 학생 인권교육, 학교폭력 예방교육, 학생 리더 교육 등 많은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해 준다. 수업 시작 도입부에 학생들에게 빌 게이츠의 기부를 소개하며

"오늘 수업을 마치면 여러분의 많은 꿈 중에 기부를 많이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는 꿈 하나를 얹기 바란다."

고  말해주었다. 꿈은 하나가 아니고 여러 개니까 기부의 꿈을 어릴 때부터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어도 좋을 것 같아서이다.


오늘 영상은 '우간다 열 살 소년 사이먼'이야기다. 사이먼은 8세에 채석장에서 일하다가 채석장 먼지로 기침을 많이 하던 아빠가 돌아가시며 혼자 일하는 엄마를 도와 아빠가 일하던 채석장에서 학교를 그만두고 일한다. 집보다 큰 바위를 망치로 깨서 주먹보다 작게 만드는 일을 한다. 하루 10시간을 일해도 고작 버는 돈은 200원이라고 한다. 그 돈은 가족의 먹을거리를 해결하기에도 너무 적은  돈이다. 찢어진 옷을 입고 신발도 없이 채석장에서 엄마와 일하는 사이먼이 너무 안쓰러웠다.


축구를 좋아하던 사이먼의 희망은 학교에 돌아가서 의사가 되는 거다. 의사가 되어 다친 엄마 손을 고쳐드리고 싶다고 했다. 사이먼은 가족들(엄마와 동생 네 명) 때문에 일한다고 했다. 일은 하지만 동생들을 마음껏 먹일  없어서 슬프다고도 했다. 그러나 손 잡고 함께 걸어갈 수 있는 가족이 있기에 힘든 일도 이길 수 있다고 했다. 고작 10살인데 철이 이미 다 들어버렸다.


사이먼은 '쉴 수 없는 망치질 그 끝에 희망이 있을까요?'라고 스스로 묻는다. 사이먼의 눈물이 비가 되어 내린다. 언제 이 슬픔이 끝날까요? '사이먼은 희망을 잃은 아이 같지만 희망을 갖고 싶은 아이'라고 생각한다. 굿네이버스 희망 편지 쓰기로 도움을 받아서 사이먼이 다시 학교로 돌아갔다고 들었다. 집도 다시 벽돌로 지어주고 엄마도 채석장이 아닌 농사일을 하게 되어 정말 잘 되었다. 지금은 14살이 되어 학교에도 잘 다니고 행복하게 지낼 거라고 생각한다. 다음 시간에 굿네이버스에서 전해 들은 사이먼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한다.

(굿네이버스에 연락하여 메일로 사이먼의 소식과 영상을 받았음)


https://m.blog.naver.com/gnikor/221335045736


영상을 본 후에 6학년 학생들의 가슴에 기부의 가랑비가 조금 내렸다. 티끌 모아 태산 활동을 하였다.


(교과서 자료)

500원 - 편하게 걸을 수 있는 신발 한 켤레를 선물할 수 있다.
1,000원 - 어린아이의 꿈을 키우는 책 한 권을 선물할 수 있다.
2,000원 - 친구 한 명이 맛있는 점심을 먹을 수 있다.
10,000원 - 친구 한 명이 한 달 동안 학교에 다닐 수 있다.


정말 적은 돈으로 지구촌 이웃을 도울 수 있다는 이야기에 학생들이 놀랬다. 1주일 동안 지구촌 친구에게 필요한 것을 선물하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한 가지 정해 실천해 보기로 하였다. 부모님 심부름으로, 또는 아이스크림을 사 먹지 않고, 용돈을 쓰지 않고 모아서 본인이 선택한 선물을 마련해 보는 활동이다. 물론 가상이지만 1주일 동안 꼭 실천해 보기로 약속했다.


담임이라면 모아진 돈으로 초록 우산 어린이 재단이나 원하는 곳에 기부하여 도움을 주고 싶지만 시간 강사라 그렇게 했다가 민원이 발생할 수도 어서 우선 기부할 돈을 모아서 가지고 있으라고 했다. 학부모 민원으로 학교에 폐 끼치는 일이 생길까 봐 말도 조심, 행동도 조심하며 수업하고 있다. 학교에 근무할 때 기간제 선생님 수업 방법 때문에 여러 번 학부모 민원이 있어서 곤란한 적이 있었기에 정말 최선을 다해 수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런 걱정을 하는 내가 선생님으로서 올바른 지 회의가 들지만 현실은 현실이니까 받아들여야겠지.


 6학년 담임 선생님과 협의해서 기부를 실천하거나 학급 어린이 회의를 통해 학생 스스로 기부 방법을 찾아 이번 기회에 기부의 즐거움을 느껴보아도 좋을 것 같다. 기부를 실제로 하지 못해도 기부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만으로도 반은 성공한 수업이라고 생각한다. 지구촌 어려운 사람을 도울 수 있는 마음가짐으로 나눔, 인류애, 배려, 존중 등을 꼽았다. 이런 마음을 귀히 여기고 세상을 살아간다면 분명 아름다운 사회가 될 것이다. 아름다운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도 행복할 것이다. 우리 사회가 이런 사회였으면 좋겠다.


내 꿈 한 자리에도 기부의 꿈이 얹어 있다. 많은 돈을 기부하진 못하지만 매달 조금씩 기부하고 있다. 많은 도움이 되진 않겠지만 '티끌모아 태산'이라고 하고 '백지장도 맞들면 났다'라고 하니 그래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받는 것도 기쁘지만 주는 것이 더 즐겁다는 것은 경험을 통해 느낀다.


6학년 학생들이 한 시간의 수업이지만 나보다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려는 마음이 생기고 기부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주변에 있을 다문화 학생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임을 알고 동등하게 대하길 바란다. 더 나아가 꿈도 자라고 마음도 자라 지구촌 이웃을 사랑하는 청소년이 되길 응원한다. 더불어 부모님께 감사하는 아들 딸되기를 기대하며 수업을 마쳤다.


길을 잃지 않고 바른 길로 나아가길 나 자신에게도 응원을 보내본다.

오늘 수업을 끝내며 마음이 편안하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1시간 수업 분량을 적절하게 안배한 수업이라 그런 거 같다. 역시 사전에 수업 계획을 꼼꼼하게 세운 결과이다. 교사는 계획한 대로 수업이 잘 끝나면 행복하다. 오늘 내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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