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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Nov 28. 2022

공모전의 유혹

공모전 사이트-엽서시


어느 날 시 강의를 듣다가 공모전 사이트를 알게 되었다. 잊지 않으려고 메모해 두었다가 한가한 어느 날 PC로 찾아보았다. '엽서시' 사이트다. 엽서시에는 거의 모든 공모전이 안내되어 있었다.


공모전을 검색하던 중 일주일 정도 기간이 남아있는 신인 문학상 공모전에 시 3편을 보냈다. 그냥 내 시가 어떻게 평가될까 궁금해서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았는데 시 부문 신인상 수상자가 되었다. 사실 내가 공모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그때부터이다. 등단 시인이기에 신인상 공모전은 자격이 없어졌다. 하지만 수필 부문에는 공모가 가능해서 몇 군데 공모를 해 보았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신인 문학상 공모전에 공모할 때 조금 신중하게 알아보고 하면 좋을 것 같다. 작가로서 호적과 같은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한 명 정도를 수상자로 선정하는 공모전에 입상한다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와 같다. 특히 상금이 있는 공모전은 경쟁력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안 될 걸 알면서도 공모전은 늘 유혹이 있다. 시든 수필이든 도전해보고 싶은 유혹을 거절할 수 없다. 공모전에 공모하려는 작품은 ON, OFF Line에 발표한 작품은 공모할 수 없다. 그래서 작품을 새로 써야 한다. 그렇기에 공모전에 수상이 안된다고 해도 얻는 것은 있다고 본다. 평소에 쓰던 글보다 좀 더 신중하게 쓰기 때문에 그만큼 내 글쓰기가 향상된다고 믿는다.


공모전 응모방법도 다 달라서 거기에 맞추어 글 길이도 조절하고 주제도 선정해야 한다. 난 가끔 새로 글을 쓰기도 하지만 브런치에 발행한 글을 삭제하여 수정하기도 한다. 이런 일은 흔치 않지만 주제가 공모전과 맞을 때다. 물론 한 번도 당선되지 못했다. 하지만 공모전에 작품을 제출하고 기다리는 한 두 달은 늘 설렌다. 공모한 글을 작가의 서랍에 담아놓고 가끔 읽어보며 부족함도 느끼지만 공모전에 떨어지면 브런치에 발행하면 되니까 떨어진다고 그렇게 서운하지는 않다. 글 쓰는 사람이 많고 훌륭한 기성 작가님도 너무 많기에 공모전은 나를 성장시키는 발판으로 삼으려고 한다. 모든 운동에는 구력이 있고 모든 일에는 경력이 있듯이 글쓰기에도 연륜이 필요하다. 글을 꾸준히 쓰다 보면 연륜이 생기고 글 힘도 생겨 단단한 글쓰기가 되면 공모전에 기대를 걸어 볼 수 있을 거다. 지금은 열심히 글 쓰는 일이 나의 본분이다.


브런치에 올리는 시는 무거운 시보다는 따뜻한 시가 좋은 것 같다. 읽는 사람에게 미소를 짓게 하는 그런 시, 시를 읽고 행복이 전달되는 그런 시가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공모전에 제출하는 시는 그 무게가 다르게 써야 하는 것 같다. 공모전에 제출한 시를 브런치에 발행할까 망설일 때가 있다. 그러다 발행하지 못하고 서랍에 쟁여둔다. 시간이 있을 때 늘 시 강의를 듣는다. 시 강의를 들으며 나를 조금씩 성장시킨다. 지금 쓰는 시는 초등학생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몇 년 쓰다 보면 좀 더 무게감 있는 시를 쓸 수 있으리라.


브런치에 매일 일상을 글로 쓰고 있다. 과거의 나를 쓰기도 하고 현재의 나를 쓰기도 한다. 그러다 가끔 미래의 나를 상상해 보기도 한다. 퇴직하고 브런치를 하지 않았다면 일상이 얼마나 심심했을지 상상이 안 간다. 브런치가 나를 살렸다. 글을 쓰면서 작은 일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친정어머니와 손자, 아들과 며느리, 짝꿍에게서 글감을 얻는다. 그래서 더 고맙고 잘해 주고 싶다.


오늘도 엽서시에 많은 공모전이 올라와 있다. 한 마디로 신춘문예 시즌이다. 신춘문예는 그림의 떡이다. 감히 도전해 볼 생각조차 못한다. 하지만 지나가면 너무 서운 할 것 같아 신춘문예에 제출할 시를 지어본다. 아주 인기가 적을 것 같은 곳에 보내보려고 한다. 그냥 경험이고 도전해 보았다는 나만의 만족이라고 여길 것이다. 나는 공모전 작품을 메일로 보내는 것이 좋다. 하지만 대부분의 공모전은 우편으로 응모해야 한다. 일부러 우체국까지 가서 등기 우편으로 보내야 하기에 많이 번거롭다. 몇천 편의 작품이 응모되니 일일이 메일로 받아 출력하기는 힘들 것 같다.


글을 쓰시는 작가님이라면 나처럼 공모전의 유혹을 뿌리치긴 어려울 것 같다. 공모전에 작품을 제출하며 성장해 가는 나를 본다. 시 몇 편, 수필 몇 편이 바로 내 인생이기에 앞으로도 나의 도전은 계속될 거다. 다른 작가님들의 작품을 읽으며

"맞아, 수필은 이렇게 감동을 주어야 해."

"어쩜, 문장 하나하나가 시네. 언어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지."

하며 매일매일 배운다.


공모전에 크게 가치를 두지 않으면 떨어졌다고 크게 스트레스를 받거나 실망하는 일은 없을 거다. 떨어진 것이 당연하니까. 조금 서운함은 있을 수 있지만 그 건 순간이라 금방 잊어버리기에 오늘도 엽서시 사이트를 살펴본다. 내가 도전할 공모전이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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