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미래 Nov 18. 2022

복지사님 덕분입니다!

장기요양급여비, 같은 등급이라도 본인부담금이 다르다


친정어머니께서 장기요양 인정등급 4등급을 받으시고 주간보호센터에 다니신다. 작년 9월부터 다니셨으니 1년이 조금 넘었다. 센터에서는 매달 11일을 기준으로 책정된 장기요양급여 내역서를 보내준다. 장기요양급여비는 등급에 따라 개인이 내는 부담금이 다르다. 어떤 기준 때문인지는 자세히 모르지만 1년에 한 번씩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책정을 해 주는 것 같다.


그동안은 같은 등급에서는 본인부담금이 같은 줄 알았다. 그런데 같은 4등급이라도 개인에 따라서 본인담금이 다르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 일반 대상은 15%를, 감경률 60%는 6%를 내고, 감경률 40% 대상자는 9%를 낸다. 매달 내는 부담금에 따라 약간 차이는 있겠지만 15%와 6%의 차이는 이번 달은 12만 원이 넘었다.


친정엄마는 지난달(9월)까지는 15%를 냈는데 1년이 지나고 다시 책정하여 인부담금 감경률60%로 책정되어 본인부담금이 6%로 적용되었다. 이유를 정확하게 모르지만 어쩜 내가 퇴직을 하면서 친정엄마가 지역 가입자로 되어 의료보험 수가가 낮아졌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친정어머니가 내 의료보험 피부양자로 올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유야 어떻든 장기요양급여비가 줄어들어 부담이 많이 줄었다.


아침에 주간보호센터에서 결재한 요양비가 이상해서 연락을 드렸다. 전날 복지사님께 장기요양급여 개인 부담금이 감경되었다는 연락을 받았었는데 이전 요양비로 결재가 된 것 같았다. 알아보고 다시 결재하고 연락 주신다고 했는데 문자가 왔다.


안녕하세요.
OO주야간보호센터 OOO 센터장입니다.
착오가 있어 죄송합니다.
다시 결제해 드렸습니다.
어르신께서는 요즘 센터 생활 즐겁게 잘해주시고 계십니다. 더욱 신경 쓰며 잘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추워진 날씨에 건강 유의하십시오.


처음에는 요양비를 방문하여 결재했지만 요즈음엔 친정어머니 가방에 카드를 넣어 보내면 결재하고 문자로 결재한 내역을 보내준다. 아마 사무실 직원이 감경된 것을 잘 몰라서 그런 것 같았다.


센터장님 문자에 답문자를 보냈다.

감사합니다 ^^

어머니가 많이 좋아지신 것 같아요 ~

센터장님 덕분입니다.


친정어머니께서는 센터에 가시는 것을 좋아하신다. 1년이 조금 넘게 센터에 다니시는데 특히 요즘 인지가 많이 좋아지신 것 같다. 집에만 계셨으면 이렇게 좋아지지 못했을 것 같다. 센터에서는 게임도 하고 노래교실도 하고 인지 치료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여러 가지 소품을 이용하여 신체 활동도 다양하게 한다.


센터의 밴드에 늘 사진과 영상을 올려주셔서 친정어머니가 이번 주에 무슨 활동을 하였는지 알 수 있다. 손자가 어린이집 다닐 때도 거의 매일 카톡으로 그날 활동한 사진을 보내주어 고마웠는데 주간 보호센터에서도 밴드를 확인하면 알 수 있어 어린이집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매월 말에는 학교 급식 식단 안내처럼 한 달 동안 제공되는 식사 메뉴와 프로그램을 보내주신다. 그리고 매월 소식지도 보내주어 그 달의 주요 활동도 알 수 있다.


가장 고마운 것은 집 앞에서 모셔가고 또 저녁에 집까지 모셔다 주는 거다. 그리고 간호사님이 계셔서 매일매일 혈압, 체온 등을 체크해서 건강 상태를 늘 확인해 다. 코로나 검사도 해 주고 독감 예방접종이나 코로나 백신 접종도 보호자의 동의를 받아 단체로 다. 개인적으로 병원에 가실 일이 있을 때 부탁을 드리면 병원에도 모시고 가 주신다. 정말 주간 보호센터는 너무 친절하다.


어르신들이 아침에 등원하시면 9시경에 따뜻한 죽을 드린다. 점심 식사를 하고 저녁 드시기 전에 또 간식을 드린다. 4시 30분경에 저녁을 드시고 5시경에 하원을 하신다. 즉 점심, 저녁 두 끼와 간식 두 번이 제공된다. 주간 보호센터가 없었다면 퇴직하기 전에 친정어머니를 모시는 일은 생각할 수도 없었을 것 같다. 센터에는 다양한 어르신들이 계시다. 인지가 정말 나쁘신 분들도 계시고 걷지 못해서 늘 휠체어를 타시는 분들도 계신다. 도와주는 요양보호사님, 복지사님들이 많이 힘드실 것 같다. 그래서 전화할 일이 있으면

"감사합니다. 수고가 많으십니다. "

라고 늘 말씀드린다.



우리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대부분 '당신 덕분입니다'라고 말하기보다는 '당신 때문이야'란 말을 많이 사용한다. 내 잘못을 인정하기보다는 남 탓을 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대화가 안 되고 대화하다가 싸우기도 한다. 대화가 '대놓고 화내는 일'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바뀌었으면 좋겠다. 상대방이 바뀌기를 바라지 말고 나부터 바뀌면 어떨까. 상대방이 화를 낼 때는 이유가 있다. 그 이유를 나한테서 찾아보면 내 탓도 분명히 있을 거다. 그러면 상대방이 이해가 되고 나도 다음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거다.


가정에서나 직장에서 일상생활을 하면서 늘

"당신 덕분입니다."

라고 말해주는 분위기가 된다면 세상은 훨씬 살맛 나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덕분입니다'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우리가 되면 좋겠다.


오늘도 친정어머니가 매일매일 행복할 수 있도록 잘 돌봐주시는 주간보호센터 복지사님께


"어머니가 많이 좋아지셨습니다. 복지사님 덕분입니다."

이렇게 말해 드리고 싶다.


이전 10화 친정엄마의 라떼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