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미래 Dec 16. 2022

눈이 오면

2022. 12. 15. 눈이 쌓였다


눈이 오면


눈이 오면 전화하고 싶다

전화를 하는 건 만나고 싶은 마음

전화를 걸었다

종로 다방에 마주 보고 웃는다

눈이 그칠 줄 모르고 쌓인다

집에 가야 하는데 용산에서 끊긴 버스

눈보라 속 손잡고 한강 다리 건너며

더 가까워진 우리


주머니엔 지폐 두장

짬뽕 한 그릇 둘이 먹고 돌아가던 그이

통행금지 사이렌 소리에 경찰서 하룻밤


눈이 오면 그때가 생각난다

왜 그리 가난했을까

잡지 못하고 눈길 헤매게 했을까

그러나

그 인연의  질겨

눈 오는 하늘 함께 바라본다

눈 오는 날 그 시절은 참 추웠다



매거진의 이전글 거울 속 그녀에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