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오면
눈이 오면 전화하고 싶다
전화를 하는 건 만나고 싶은 마음
전화를 걸었다
종로 다방에서 마주 보고 웃는다
눈이 그칠 줄 모르고 쌓인다
집에 가야 하는데 용산에서 끊긴 버스
눈보라 속 손잡고 한강 다리 건너며
더 가까워진 우리
주머니엔 지폐 두장
짬뽕 한 그릇 둘이 먹고 돌아가던 그이
통행금지 사이렌 소리에 경찰서 하룻밤
눈이 오면 그때가 생각난다
왜 그리 가난했을까
잡지 못하고 눈길 헤매게 했을까
그러나
그 인연의 끈 질겨
눈 오는 하늘 함께 바라본다
눈 오는 날 그 시절은 참 추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