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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Jan 21. 2023

책 읽어주는 시간강사 선생님

책 읽어주기 그림책


1월 11일부터 2주 동안 인근 초등학교에 시간강사로 나가고 있다. 첫날에 느낀 것처럼 정말 아이들이 천사처럼 예뻤다. 특수교육 대상 학생도 2명 있었지만 수업을 방해하는 일은 없었고 오히려 너무 착하다.


특히 여학생은 말이 없지만 그림을 너무 잘 그려 연상화를 그릴 때마다 칭찬을 해주게 된다. 연상화 그리기는 예전 교사 때 학생들이 좋아했던 활동이라 시간 강사 나가기 전에 폼을 만들고 내가 만든 학습지이다. 다양한 모양의 선을 학습지에 하나씩 그려 주면 그 선을 활용해서 그림을 그리고 제목을 적고 동시나 설명을 써 보는 활동이다. 10~15분이면 충분해서 아침 자습 시간이나 자투리 시간에 할 수 있는 활동으로 학생들이 너무 좋아해서 나도 행복하다. 어쩌다 바빠서 못하는 날에는

"선생님, 연상화 그리기 안 했어요."

라고 하며 섭섭해한다. 학습지가 완성되면 칠판에 자석으로 붙이고 오늘 연상화 그리기 대장도 뽑아본다. 그러다 보니 점점 그림 솜씨가 늘고 시를 쓰는 학생도 많아졌다. 2학년인데 전체학생이 모두 완성해서 놀랍다.


남학생은 미소가 아름답다. 나는 국어 시간에 글 길이에 따라 반 전체 학생을 한 문장이나 두 문장씩 릴레이로 책을 읽게 한다. 처음에는 목소리가 너무 작아 잘 안 들리는 학생이 많았는데 읽다 보니 크게 읽는 학생이 늘어난다. 집에서 소리 내어 읽기 연습도 해오라고 숙제도 내준다. 남학생은 국어책을 차례로 읽을 때도 잘 읽는다. 물론 아주 천천히 읽지만 기다려 준다. 아침독서 시간에는 다른 학생들은 묵독을 하지만 혼자서 소리 내어 읽어도 그대로 둔다. 아침독서 끝날 때까지 계속 잘 읽는다.


교실에서 두 시간 수업할 땐 보조교사가 동행한다. 특수학생 보조교사는 공익으로 군대 가는 대신에 학교로 배치되어 복무 기간을 채우면 제대를 하게 된다. 6월에 제대라고 하니 6개월은 더 근무해야 할 것 같다. 매일 두 시간은 공개수업을 하는 셈이지만 그리 불편하지 않다. 왠지 아들 같은 느낌으로 편하다.


https://brunch.co.kr/@ce3179a175d043c/261


2학년인데 수업시간에는 너무 조용히 집중하여 수업이 계획한 대로 잘 진행된다. 물론 쉬는 시간에는 약속을 지키며 끼리끼리 즐겁게 논다. 개구쟁이가 한 명 있지만 나름 귀엽다. 약간 안타까운 것은 ADHD약을 복용하는지 1교시에는 자주 잠을 잔다. 자다가 쉬는 시간이 되면 일어나 친구들과 같이 노는데 친구들이 그리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그래도 가끔 불평하는 친구가 긴 하지만 잘 참아준다. 역시 예쁜 아이들이다.


국어 시간 전에 책을 읽어 준다. 퇴직 전에 한 달에 한 번 방송으로 전교생에게 책을 읽어 주었다. 그래서 책 읽어주기  PPT가  많이 있다. 묵혀두기 아까운데 시간강사 나가며 활용하여 너무 좋다.


책 읽어주기는 동화구연과 달라서 엄마는 엄마 목소리로, 아빠는 아빠 목소리로 편하게 읽어주면 된다. 나는 그냥 선생님 목소리로 편하게 읽어 준다.


책 읽어주기는 태어나면서부터 6학년까지 읽어주면 좋다고 한다. 읽어주다가 가끔 아이들과 번갈아 읽기도 하며 다양한 방법으로 책 읽어주기를 하면 아이들이 독서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정서함양에도 좋다고 한다.


우리 반 아이들과 다음 주 3일만 함께 공부하면 헤어져야 하지만 하루에 한 번 읽어주면 세 은 더 읽어 줄 수 있다. 잠깐 스쳐가는 선생님이지만 좋은 추억으로 기억하고 책을 좋아하는 예쁜 아이들로 자라면 좋겠다.

 

다음 주에는 '백점빵'과 '낱말 공장 나라' 그리고 '열두 달 나무 아이'를 읽어주려고 한다. 아이들이 좋아했으면 좋겠다.



조금 부끄럽지만 혹시 책 읽어주기를 꺼려하시는 분들에게 용기를 드리고 싶어서 올려드립니다. 저처럼 편하게 읽어주시면 되십니다. 오디오 파일을 처음 올려봐서 이렇게 올리는 건 지 모르겠어요. 클릭하시면 다운로드되어 (파일 ㅡ 오디오파일)에서 재생할 수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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