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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Jan 06. 2023

겨울에도 화분을 발코니에 두었다

발코니 화분(2023.1.5)

우리 아파트는 2000년 2월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벌써 23년이나 된 아파트다. 우리는 입주가 시작되고 2000년 3월에 서울 아파트를 팔고 이사를 왔다. 우리 동에서 두 번째로 입주했다.


입주하여 23년 동안 살고 있다.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던 시절이었다. 재산을 불리려면 3, 4년 살고 서울로 다시 이사 가는 게 맞는데 우린 그렇게 하지 않았다. 우리가 살던 서울 아파트도 우리가 이사 오고 조금 지난 후에 재건축을 하였다. 계속 살았으면 아파트 가격도 올라 재산도 늘어났을 것이다. 조금 아깝긴 다.


우리 부부는 재산 늘리는 데는 둘 다 재주가 없다. 지금 편하게 살면 그것으로 만족했다. 이사오며 가장 걱정되었던 것은 아이들 교육문제 였다. 이곳에서 아들 둘 다 대학도 보내고 결혼도 시켰다. 작은 아들은 소위 sky 대학 중 한 곳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입사했다. 큰 아들은 골프지도학과를 졸업하고 부부 프로골퍼다. 서울에서 살지 못했어도 둘 다 원하는 대로 되어 너무 감사하다.


아파트는 서울이면 불가능하지만 수도권이라 조금 넓은 평수에 산다. 쌍둥이 손자가 오면 뛰어놀 정도의 평수다. 물론 간소음 문제로 마음껏 뛰는 것은 자제시키기는 한다.



아파트가 오래되다 보니 단열이 안되어 겨울이면 늘 거실로 화분을 옮겨 놓았었다. 화초를 좋아해서 화분도 조금 많았다. 거실 한쪽을 화분이 차지하고 있어 겨울마다 거실이 좁아졌다.


4년 전쯤 아파트에서 새시교체를 대대적으로 홍보하였다. 새시를 교체하는데만 2,000만 원이 넘게 든다고 해서 고민이 되었다. 새시를 교체한 본보기집을 방문해보니 너무 좋아 보여 교체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렇듯이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지 후회가 적다.


좋은 점은 이번에 새시를 교체하면 국토교통부가 지원을 해주어 무이자로 할부도 가능하다고 했다. 새시 시공업체는 LG Z:IN으로 믿을 만한 곳이라 안심이 되었다. 안방 안쪽 새시는 아직 쓸만하고 격자창이라 그냥 살리기로 견적을 받아보니 2,300만 원 정도 들었다. 국민은행에서 대출을 해주고 60개월 할부로 갚는데 완전 무이자는 아니지만 저금리 대출이라 이자는 저렴했다. 이제 6개월 정도 납입금을 내면 다 갚는다.


계약서를 작성하고 공사를 시작했다. 참 대단한 게 전체 새시공사가 이틀 만에 완성되었다. 새시공사를 하며 앞 발코니 타일도 교체해 주었다. 원래 거실 쪽 발코니는 마루여서 화분에 물 줄 때마다 난 화분을 수도가 있는 옆 발코니로 옮겼었는데 타일로 바꾸니 화분을 옮기지 않아도 되어 편리해졌다.


새시 공사 이후에는 겨울에도 화분을 거실로 옮기지 않았다. 단열이 잘 되어 집도 따뜻해진 것 같았다. 발코니에서 겨울 동안 지내지만 화초가 얼지 않는다. 여름보다 물만 조금 줄여서 주면 된다.


아파트가 23년 되었지만 아파트는 도배만 새로 해도 새 집 같다. 싱크대도 교체했고 욕실과 마루도 리모델링을 하여 지금은 새 아파트 부럽지 않다. 마 우린 이곳에서 여생을 보내지 않을까 생각된다.


남편은 손자들을 위해 전원주택으로 이사 가고 싶어 하지만 내가 관리할 자신이 없어 반대하고 있다. 우린 점점 나이 들 거고 나이 들면 병원도 가까워야 하고 대중교통, 특히 지하철이 가까워야 좋을 같아서다.


작년 봄에 핀 군자란 꽃

매년 1월에 난이 꽃망울을 터트려주는데 올핸 아직 소식이 없다. 군자란도 겨울에 단단해지면 봄에 꽃을 활짝 피울 거라서 기대한다. 작년에도 군자란 화분 네 개에서 꽃이 피어 우리 집 꽃밭이 화사했으니 올해도 분명 예쁘게 필 거라고 믿는다.


오늘도 발코니에 나가 화분을 본다. 군자란이 발코니에서 겨울을 잘 보내고 새봄에 활짝 꽃 피워 주길 바란다. 난은 난대로, 알로카시아는 알로카시아 대로, 키 큰 개음죽은 개음죽대로 좋은 공기 뿜어 우리 마음까지 상큼하게 해 줄 거라고 믿는다.


봄은 곧 올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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