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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잣나무

by 유미래


발코니 앞 잣나무


겨울 잣나무



고개만 돌리면 늘 그 자리에서

내 수다 들어주고

내 한숨 받아주는 초록 나무

닮았다

소나무인 줄 알았다

달랐다

솔방울보다 길쭉하다


늦가을 갈색옷 벗어던지고

초록으로 새 단장하여 헐벗은 나무 보란 듯 도도하게 서서

까치가 와서 흔들어도

바람이 때려도 늘 꿋꿋하다

흰 눈 놀러 오면 살짝 손짓하다

해님 방문에 시치미 뗀다


너를 닮아

흔들리지 않는 나무 되고 싶다

늘 그 자리 지키며

심심함도 덜어주고

쓸쓸함도 위로하는

그런 벗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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