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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May 12. 2023

엄지손가락에 관절염이 왔다


약 한 달 전쯤부터 왼쪽 엄지손가락이 아프기 시작했다. 콕콕 쑤시는 것도 아니고 사용 못할 정도로 통증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병원 가기도 애매해서 그냥 지켜보기로 했다. 특별히 다친 것도 아니어서 시간이 조금 지나면 저절로 낫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컸다. 가끔 아프면 손등에 파스를 붙이기도 했다.   

  

가장 불편한 것은 화장실에서 바지를 올릴 때 양쪽 엄지손가락으로 올리는데 아파서 신경이 쓰였다. 그리고 핸드폰으로 글을 쓰거나 브런치 글을 읽을 때도 핸드폰을 받치고 있을 때 왼쪽 엄지손가락이 불편했다. 가능하면 엄지손가락을 안 쓰려고 노력했지만, 일상생활에서 왼쪽 엄지손가락을 많이 사용함을 새삼 느꼈다. 아프지 않을 때는 몰랐는데 왼쪽 엄지손가락에 신경을 쓰다 보니 오른손을 보조하는 많은 일을 하였다. 오히려 오른손 엄지보다 더 많이 쓰는 것 같다.     


지난 주일은 3부 예배 후에 우리 교구가 주방 봉사를 하는 날이었다. 우리 교회는 주일에 성도님께 잔치 국수를 대접한다. 성도님이 많기에 국수 그릇과 김치 그릇 등 설거지를 하려면 많은 사람이 필요하다. 지하 식당에서 국수를 먹고 비닐 앞치마와 장화를 신고 고무장갑을 끼고 본격적으로 설거지에 투입되었다.  

   

설거지하고 있는데 엄지손가락에 통증이 왔다. 장갑을 벗고 나왔는데 간호사인 권사님이 염증이 있을 수 있다며 병원에 가보라고 했다. 진작 갈 걸 그랬다고 후회하며 월요일에는 꼭 병원에 가리라 마음먹었다.

월요일에 출근하여 4시에 조퇴하고 정형외과에 갔다. 월요일 오후라서 환자가 많았다. 먼저 왼손과 목 부분 엑스레이를 찍고 기다리고 있는데 접수대에서 이름을 불렀다. 많이 기다리시니 먼저 물리치료를 받으라고 했다.     


결과가 나왔냐고 여쭈어보니 그건 아니라고 했다. 난 아픈 원인을 확실하게 알고 싶다고 했고 그 후에 물리치료를 받겠다고 했다. 핸드폰으로 글을 읽으며 한 시간 넘게 대기하고 있다가 진료를 보게 되었다. 엑스레이를 보며 설명해 주셨는데 목 부위는 협착증이 있다고 하셨다. 목 협착증은 알고 있었고 견인 치료도 예전에 받았다고 말씀드렸다. 팔이 아프지 않으시냐고 해서 괜찮다고 말씀드리니 별말씀을 안 하셨다. 사실 나는 목과 허리에도 협착증이 있어서 갑자기 아프면 정형외과에 가서 물리치료도 받고 때론 주사도 맞는다.     


손 엑스레이를 보았다. 다른 손가락 네 개는 뼈가 정상으로 잘 붙어 있는데 엄지손가락은 뼈가 살짝 어긋나 있었다. 관절염이라고 했다. 선생님 말씀으로는 다치지 않았다면 더 오래전부터 아팠을 거라고 하셨다. 조금씩 아팠는데 내가 둔해서 알아차리지 못한 것 같다. 병원에 처음 왔으니 삼일 정도 물리치료를 받아보고 그다음에 다시 보자고 하셨다. 조퇴하고 사흘 동안 파라핀 치료와 레이저 치료를 받고 약도 먹었다. 4일째 되는 날 의사 선생님께 진료받았다. 사흘 동안 치료를 받고 어떠냐고 물어보셨다.


파라핀 치료


손가락이 조금 가벼워진 느낌이고 진통도 조금 감해진 것 같다고 말씀드렸더니 1주일 정도 물리치료와 약 복용을 더 해 보자고 하셨다. 혹시 다른 치료는 어떤 것이 있냐고 여쭈어보니 충격파 등 다른 치료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손가락을 안 써야 하는데, 안 쓸 수는 없으니 조심하려고 한다. 1주일 동안 치료받고 약을 먹고 치료되었으면 좋겠다.    

 

통증이 심한 것은 아니지만 약간 기분 나쁜 느낌이라 꼭 꾀병 같다.

동생에게 엑스레이 사진을 보냈더니

"뼈가 문제가 아니라 손을 많이 써서 생기는 관절염이야. 심하면 방아쇠 뭉치 손이 되어서 손가락이 퉁겨지는 것 같이 될 수 있어. 약 먹고 좀 쉬게 하면 괜찮을 거야."

조금 안심이 되었다.     


병원 치료를 받고 30분 정도 길을 따라서 천천히 걸어오며 길가의 가로수도 보고 들풀도 보았다. 토끼풀꽃이 눈에 들어왔다. 길옆에 심어 놓은 비올라와 꽃양귀비도 예쁘다. 여름의 문턱이라 햇빛도 제법 따가웠다. 녹음이 싱그럽다. 장미꽃이 피어있었다. 지금은 두 송이지만 이제 장미 넝쿨이 정렬의 빛으로 덮을 것이다. 걸어오길 참 잘했다.



남편과 저녁을 먹으며 손가락을 쓰지 않아야 한다고 했더니 남편이 저녁 먹고 설거지를 하였다. 감사하다. 왼손을 덜 쓰려고 의도적으로 노력한다. 핸드폰으로 글을 읽을 때도 오른손으로 들고 읽어본다. 그동안 몰랐던 핸드폰의 무게가 느껴진다. 당분간 왼손을 아끼고 보호해야겠다. 


나이 드니 이곳저곳 탈이 난다. 하지만 큰 병은 없기에 운동도 꾸준하게 하고 건강 관리에도 신경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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