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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Jun 24. 2022

퇴직 후 뭐 할까

멋진 시니어에 도전하고 싶다

첫 발령을 받은 후 42년이 정말 꿈같이 지나갔다. 그 세월 동안 좋은 일, 보람 있는 일도 많았지만 학부모 민원, 학교폭력 사안, 아동 학대 사안 등의 해결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지금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하고 싶다. 퇴직일이 얼마 남지 않은 요즈음이지만 코로나19가 길어지고 있어 앞으로의 계획보다는 지금 건강하고 안전하게 지내기 위한 노력이 더 많은 것 같다.    

 

 퇴직 후에 하고 싶은 일이 참 많지만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지는 못하다.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퇴직한 선배나 친구들에게 물어보아도 별다른 일을 하고 있진 않았다. 주 2일 정도는 손주 돌보기, 친구들과 운동, 봉사 활동 등 특별한 것은 없었다. 몇 분은 자격증을 따서 공인중개사나 이야기 할머니를 하고 계신 분도 있고 코로나 이전에는 맘껏 여행을 다녔던 선배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이 그렇게 부럽다거나 꼭 하고 싶은 일은 아니다. 공인중개사는 계속 가게에 매여 있어야 하고 다른 사람의 재산을 책임지는 것이 조금 부담스럽다. 이야기 할머니는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지만 퇴직 후에도 어린이들을 만나 지도하는 것보다 좀 더 다른 일을 하고 싶다. 여행도 여유가 있을 때 가끔 다니면 될 것 같아 내가 꿈꾸던 퇴직 후의 나의 모습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브라보 라이프지를 매달 보면서 퇴직 후에 나도 뭔가 멋진 일을 하고 싶었다. 40년이 넘게 교직 생활을 한 나는 선생님보다는 좀 더 자유롭고 멋진 뭔가를 해 보고 싶다. 퇴직을 앞둔 요즈음 멋진 시니어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 간절하다. 그러던 중 브라보 라이프지에서 본 윤영주 님의 ‘70대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란 기사를 보며 너무 아름답고 멋진 모습에 반하였다고 할까 그래서 퇴직 후의 버킷리스트에 1번으로 넣어 보려고 한다.     



첫 번째는 시니어 모델에 도전해 보고 싶다.

  TV에서 방송한 시니어 모델 오디션 예능 프로그램에 나온 시니어들이 윤영주 님을 포함하여 정말 멋있어 보였다. 가능성이 있을지 모르지만 ‘한번 도전해 볼까?’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두렵기도 하다.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정보도 알아보아야 하고 가족들이 동의할지도 모르겠다. 이 일은 정말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 친구와 함께 하든지 누군가의 지원이 필요할 것도 같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시니어 모델 아카데미 같은 곳에서 수업을 받아야 하는 것 같다. 지금은 할 수가 없어 퇴직하면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한번 도전해 보려고 한다. 시니어 모델 수업을 통해 멋진 제2의 인생을 살고 싶다. 꼭 방송 같은 데에 출연하지 못해도 앞으로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 멋진 자세를 익히면 삶에 자신감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된다. 하지만 걱정도 있다. 모델은 키도 크고 끼도 있어야 할 텐데 키도 그리 크지 않고 끼도 많지 않아 내가 모델에 도전하는 것이 가능할까 하는 염려이다. 그러나 용기를 가지고 도전은 해 보고 싶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나의 건강하고 멋진 미래를 위해서 한번 용기를 내 보려고 한다. 생각만 해도 너무 기쁘고 기대가 된다.

 드디어 어제 남편에게 넌지시 퇴직 후의 계획에 대해 말해 보았다. 처음에는

“당신이 할 수 있겠어?”

하고 반신반의했지만

“당신은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하니까 시니어 모델에 도전해도 잘할 수 있을 거야.”

라고 응원해 주었다.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다.

‘나는 할 수 있어. 잘할 수 있어.’

어서 영광스러운 정년퇴직을 하고 싶다. 소원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냥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기대가 된다. 요즘 멋진 시니어를 꿈꾸며 모든 것을 이기고 행복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두 번째는 동화작가를 꿈꾼다.

 교직 생활을 하는 동안 늘 독서교육에 관심이 많았다. 교장이 되면서부터 매달 학생들에게 책 읽어주기를 하고 있다. 읽어 줄 그림책을 선정하기 위해 많은 그림책을 읽다 보니

‘책을 읽어주는 것도 좋지만 동화를 써서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요즈음 문화센터에 책 쓰기 과정이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 책 쓰기 관련 도서는 여러 권 읽었지만 직접 창작에 대한 수업을 받은 적이 없었기에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싶다. 더군다나 네 살 된 쌍둥이 손주가 있기에 좁은 의미에서는 손주를 위한 동화를 써 보고 싶은 거다. 그래서 요즈음 모든 것을 아이의 시선으로 보려고 하고 상상력을 키우며 소재도 수집하고 있다. 내가 쓴 책이 세상에 나온다면 정말 기쁠 것 같고 교직 생활 40년이 자랑으로 느껴질 것 같다.       


 마지막으로는 어르신들을 위한 일을 해 보고 싶다.

작년에 86세인 친정어머니께서 넘어지면서 팔이 탈골되는 사고를 당하셨다. 강릉에 혼자 계셨기 때문에 늘 걱정이 되어 자주 내려가곤 하였지만 늘 함께 지내지 못해 가까운 곳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였다. 마침 시에서 복지사를 배치해 주었다. 복지사가 매일 전화를 해 주고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방문하는 것 같았다. 그동안은 건강하셨기 때문에 복지사가 전화하면 잘 있다고 말하고 집에 안 와도 된다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번에 다치고 보니 자식들이 모두 직장에 다니고 있어 쉽게 내려가지 못해 복지사에게 부탁하고 기댈 수밖에 없었다.

 나는 노인 상담사 자격증도 있어서 퇴직 후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서 정말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40년이 넘게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했지만 퇴직 후에는 어르신을 위한 일을 하는 것도 고령사회에서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 우리처럼 자식이 있지만 혼자 살고 계신 분이나 자식을 만날 수 없는 어르신들에게 말동무도 되어 드리고 아프실 때는 병원에도 모시고 가고, 함께 산책도 해드리면서 돌보아 드리면 보람도 있을 것 같다. 물론 친정어머니를 잘 모시는 것이 먼저인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퇴직을 앞두고 있다. 퇴직 후에 하고 싶은 일도 많지만 모두 이룰 수는 없을 거다.. 하지만 지금부터 잘 준비하고 계획을 세워 하나라도 이루고 싶다. 꿈이 이루어지려면 준비 과정이 있어야 하겠고 노력도 필요할 것 같다. 실패한 사람들의 경험담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인터넷도 검색해보고 관련 책도 읽고, 먼저 퇴직한 선배나 친구들과도 소통하며 나의 멋진 제2의 삶이 성공하기를 기대해 본다. 꿈꾸는 세 가지 중에서 한 가지를 고르라고 하면 두 번째 동화작가가  되고 싶다. 요즈음 브런치에 올라온 동화를 많이 읽고 있다. 그러면서 동화작가에 한걸음 한걸음 다가가려고 한다. 꿈이 이루어지길 기대하며~


 ‘나는 할 수 있어!’

 ‘멋진 나의 미래는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될 수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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