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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 왔니

by 유미래



어디까지 왔니



8월 초 온 세상 뜨거울 땐

아주 멀리 북극쯤 왔다고 생각했다

태풍 불고

입추 지나니

밤에 살짝 망보고 간다


그리움은 바람 타고

내 마음에 쿵 떨어져 자꾸 생각난다

그리움은 기다림 되어

단풍잎 한 장에도 마음 설렌다


폭염은 이제 그만 보내고

너를 가까이 두고 싶다

내 마음 아는지

나무밑에 그늘아래 살금살금 걸어와

분위기 보고 간다


손자 손잡고 공원 가는 길

살짝 스지나가는 네가 반가워

네 손 잡고 산책하고 싶은데

아직 우리 곁에 머물긴 낯설다고

뜨거운 햇살에 내 손 놓고 도망간다


어디까지 왔니?

저 멀리 들판까지는 왔니

너를 기다리는 간절한 내 마음

기특하게 여기고

겁내지 말고 달려오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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