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마지막으로 담근 김장
세상에 엄마가 없다는 건
한 번도 상상하지 못했다
꿈에서조차 생각하지 못했다
세상에 엄마가 없다는 걸
거친 손으로 배추 절여 쌓아 놓고
가지런히 채 썰어 양념 입혀 속 채우고
차곡차곡 김치통에 눌러 담아 보내주던 엄마가
올봄 세상에서 사라졌다
마트에 쌓여있는 배추 보며
사지도 못하고 쳐다보는 이 마음
올 김장은 어쩌나
세상에 없는 엄마를 하루만 모셔오고 싶다
그냥 엄마는 옆에 앉혀두고
엄마가 시키는 대로
김장하고 싶다
엄마가 이렇게 빨리 떠날 줄 알았으면
김치 담그는 법 배웠을 텐데
올해도 내년에도
엄마가 곁에 계실 줄 알았다
엄마 없는 올 겨울
엄마도 그립고
김치 담글 걱정에
잠이 안 온다
작년 11월 말에 쓴 글이다. 김장을 어떻게 할까 걱정하다가 12월 중순에 남편과 둘이 담갔다. 이번 설날에 꺼내 먹었는데 남편이 간은 맞는데 뭔가 2% 부족한 맛이라고 한다. 엄마 김치맛이 아니다. 엄마 손맛이 안 들어가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곧 친정엄마 1주기가 다가온다. 하늘나라에서 아프지 않고 편안하게 지내시리라 믿는다.